‘싸인’과 ‘시티헌터’, ‘여인의 향기’, ‘보스를 지켜라’, ‘천일의 약속’, ‘뿌리깊은 나무’ 등은 작품이 사랑받는 동시에 연기자들 역시 주목을 끌었다. 각 드라마가 끝날 때마다 주인공들은 올해 연기대상의 수상후보라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다.
하지만 ‘뿌리깊은 나무’가 등장하자 이전 드라마들이 모두 묻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랄’과 ‘젠장’을 입에 달며 한글 반포를 위해 힘썼던 세종을 연기한 한석규가 대상 수상자라고 많은 이들이 입을 모았다. 16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한석규는 모든 후보를 압도했다.
알츠하이머 환자 역할을 완벽하게 소화한 수애와 접전할 것이라는 예상은 했으나 역시 한석규를 넘어설 수는 없었다. 암환자로 나와 슬픔과 웃음, 재미, 감동을 동시에 선사하며 최고의 연기를 보여준 김선아도 대상 수상자는 아니었다. 직접 액션 연기를 펼치며 여러 번의 부상을 당한 이민호도, ‘보스를 지켜라’의 지성·최강희도 최우수상에 만족해야 했다.
특히 ‘싸인’은 불운했다. 정겨운이 드라마스페셜 부문 우수상을 받긴 했지만, 그 뿐이었다. 주인공으로 무한한 카리스마를 발사한 박신양에게는 어떠한 상도 주어지지 않았다. 주인공이 죽는다는 설정과 각종 화제를 일으킨 에피소드, ‘뿌리깊은 나무’와 엇비슷한 시청률을 기록했음에도 외면 받았다.
한편 1990년 KBS 공채 성우로 데뷔한 한석규는 지난달 31일 서울 등촌동 SBS공개홀에서 열린 시상식에서 데뷔 21년 만에 첫 대상을 수상하
‘뿌리깊은 나무’는 대상을 비롯해 최우수 작품상, 드라마스페셜 여자 우수연기상(신세경), 10대 스타상(한석규·장혁), 드라마스페셜 여자 특별연기상(송옥숙), 프로듀서상(송중기) 등 6관왕에 올랐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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