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개봉하는 영화 ‘원더풀 라디오’(감독 권칠인·제작 영화사 아이비젼) 때문이다. 극중 이민정은 성격 모나고 까칠한 DJ 신진아를 연기했다. 전직 최고 인기 아이돌 그룹 ‘퍼플’의 리더였으나 이제는 한물간 스타. 그래도 성격은 죽지 않았다. 소위 말하는 한 성격하는 인물이고, 매니저는 또 어찌나 리얼하게 때리는지….
실제 이민정은 화가 나면 말을 아끼거나 그냥 집에 간다고 했다. “화날 때, 그 기분으로 말을 하면 쓸데없이 감정을 헤치는 얘기를 할까봐서요. 생각해보고 말하는 편이거든요. 한 번은 1년 동안 생각해 보느라고 말 하지 않은 친구도 있어요. 나중에 ‘그 땐 말이야’~라고 얘기할 때도 있었죠.”(웃음)
그는 “실제로는 밝고 명랑하긴 하지만 다혈질이 아니다. 극중 버럭 화를 내는 진아와는 다르다”며 “절대 매니저를 때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영화는 2%라는 청취율로 폐지 위기에 몰린 라디오 프로그램 ‘원더풀 라디오’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진아와 이재혁(이정진) PD의 이야기다. 어떻게 보면 빤한 영화를 그는 왜 선택했을까. 흥행한 영화 ‘시라노: 연애조작단’ 이후 잇단 러브콜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말이다.
“조금은 촌스럽고 올드한 느낌이 있지만 영화에서 느껴지는 따뜻함이 라디오와 닮아있다고 생각했어요. 라디오를 들을 때, 치밀하고 계획적이지 않잖아요. 실수를 할 때도 있고요. 편안하게, 훈훈하게 볼 수 있는 영화일 것 같았어요. 관객들이 따뜻한 마음으로 진아의 재기에 박수를 같이 쳐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는데….”(웃음)
“그렇죠. 그렇게 되면 대표님이 무척 좋아하시겠죠(웃음). 부담을 안 가지려고 하루에도 몇 번씩 생각해요. 하지만 잘 안 되네요. 어머니가 다니시는 교회 분들도 봐주신다고 하는데, 더 많은 사람들이 봐주셨으면 해요.”(웃음)
82년생 동갑내기 배우 손예진은 뭐라고 얘기해줬을까. 이민정은 “예진씨가 조언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다. 하지만 ‘나도 부담이 됐어. 나도 잠이 안 오더라’고 했는데 그게 사실 제일 큰 위로였다”며 부담감을 줄여줬단다.
영화를 보며 지난해 인기를 끈 드라마 ‘최고의 사랑’에서 공효진이 연기한 구애정 캐릭터가 떠오를 수 있다. 최고의 아이돌 그룹 리더였다가 전락한 주인공. 그 안에 오해에서 비롯된 시기와 질투 등이 비교 대상일 수 있다.
“‘최고의 사랑’ 나오기 전에 영화 출연을 결정했는데 비슷한 설정이 있어서 안타깝긴 해요. 그래도 우리 영화는 진아가 재기하는 성장이야기에 초점을 맞췄어요. 또 구애정이 라디오를 진행한 것도 아니고요. 정말 달라요.”(웃음)
“좋게 얘기해주시는 건 감사해요. 하지만 외모에 대해 물으면 난감할 때가 많아요. 뭐라고 얘기해야 할지 모르겠거든요. 외모라는 건 배우가 연기하는데 있어서 어떤 역할에 부합되게 보이는 정도만 되면 제일 좋은 것 같아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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