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뇌종양 중에서도 가장 예후가 안 좋다는 교모세포종은 80%의 환자들이 2년 내 사망하고 평균생존기간이 15개월 정도밖에 되지 않는 난치병이다.
이는 극중 강훈의 시련을 더욱 힘겹게 만든 설정이지만 실제로 이와 같은 병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에겐 절망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실제로 이 병을 용감하게 극복한 스물 두 살 여대생이 있다. 절망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은 주인공은 바로 재미교포 제니 양이다.
16일 방송되는 MBC 스페셜 '제니의 꿈'은 네 번의 암을 이겨낸 제니 양의 이야기를 다룬다. 연출을 맡은 유해진 PD는 '휴먼다큐 사랑' 시리즈 '풀빵엄마' '너는 내 운명' '안녕, 아빠' '엄지공주 엄마가 되고 싶어요' 등 다수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실력파 연출가.
미주 교포신문을 검색하다 제니의 사연을 접한 유 PD는 이번에도 제니가 보여준 기적 같은 감동과 그의 가족 이야기를 소담스레 담았다.
스물 두 해를 살아오는 동안 암은 벌써 네 번이나 제니를 공격해왔다. 담당의마저 고개를 저었던 극한의 상황도 수 차례 이겨낸 제니의 삶은 그 자체로 기적이자 축복이다.
어린 나이에 큰 수술을 경험했음에도 씩씩하게 자란 제니는 중학교 졸업 시 우수한 성적으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제니의 몸 곳곳을 공격해 온 암은 밝고 당찬 제니의 앞길을 막아서려 했지만 결코 그녀를 꺾을 수 없었다.
열 여섯 살, 8번의 수술과 20차례의 항암치료가 계속된 투병 중에도 우수한 성적을 유지한 제니는 고등학교 졸업 시 콜로라도 주 최우수 성적으로 장학금을 받았고 미국 명문대 USC(남가주대학교)에 진학했다.
대학교 2학년 때 세 번째, 네 번째 암을 만났지만 굴하지 않은 제니는 악성 뇌종양을 이겨낸 것은 물론, 정확히 4년 만에 대학을 졸업하고 현재 의대 진학을 준비 중이다. 제니의 꿈은 소아암 전문의가 돼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하는 것이다.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유해진 PD는 "처음 제니를 만났을 때 '풀빵엄마' 최정미 씨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뭐랄까. 건강하고 아름다운 에너지에 압도 당하는 느낌이었고, 아우라가 느껴졌다"고 말했다.
유PD는 "프로그램에 담긴 내용을 떠나 스물 두 살 여자아이가 주먹만한 암 덩어리를 꺼내는 고통 속에서도 희망의 끈을 절대 놓지 않았다는 것, 아주 힘든 고난의 상황을 대처하는 자세에 굉장히 놀랐다"고 말했다.
특히 유PD는 "자신은 암을 겪어봤기 때문에 앞으로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할 거라고, 희망을 꿈꾸는 이야기들이 수십 년을 살아온 사람의 이야기처럼 무게감 있게 느껴졌다. 과연 이게 스물 두살 여자아이가 할 수 있는 이야기인가 할 정도로 무게감 있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직접 만나 본 제니에 대해 "한 인간으로서 아름답고 감동적인 사람"이라고 말한 유PD는 "제니에게 수많은 한국 사람들이 너에게 감동받고, 너를 응원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또 시청자들에게는 "제니의 이야기를 보는 사람들이 자신의 삶을 겸허하게 돌아보고, 어떤 삶을 갖춰야 하는지에 대한 중요한 교훈이 될 거란 확신이 있다"고 말했다. 방송은 16일 오후 11시45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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