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외과에서 벌어지는 다양한 에피소드와 주인공의 성장기를 그린 '브레인'은 전 드라마 '포세이돈'의 조용한 종영에 힘입어 연기파 배우가 총출동한 메디컬 드라마라는 호재에도 불구, 한자릿수에 머무는 굴욕을 면치 못했다.
6회 방송분까지 전파를 탄 7일 현재 '브레인'이 기록한 자체 최고 시청률은 11.8%(이하 AGB닐슨 전국기준)다. 김수현표 드라마 SBS '천일의 약속'과 표면적으로 다소 차이가 나지만 체감 시청률은 이미 '천일의 약속'을 뛰어 넘은 분위기다.
'브레인' 상승세의 일등공신은 주인공 이강훈 역을 맡은 신하균의 열연이다. '브레인' 이전 8년간 주로 영화에서 활약한 신하균의 연기는 이미 내로라하는 수준이었지만 극장을 즐겨찾지 않는 안방 시청자들에겐 낯선 얼굴이기도 했다.
잇딴 캐스팅 불발로 인해 본격 촬영 일주일 전 '브레인' 팀에 합류했지만 신하균은 드라마에서 흔히 접하기 힘든 소름돋는 열연으로 타 연기파 배우들마저 압도하는 저력을 보이고 있다. 여성은 물론 남성 시청자마저 사로잡은 카리스마로 '브레인' 시청률을 견인하고 있다.
배우들의 연기력에 비해 스토리가 미흡하다는 지적도 적지 않게 들려오지만 '브레인'의 기세는 좀처럼 떨어질 줄을 모른다. 방송 직후 시간대 포털 및 SNS는 '브레인' 관련 검색어로 뜨겁다.
특히 6일 방송분에서 이강훈이 천하대병원과 혜성대병원 양 측에서 팽 당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된 것도 모자라 어머니(송옥숙 분)가 쓰러지는 장면까지 전파를 타며 후속 전개에 대한 기대감마저 높여놨다.
같은 날 '천일의 약속'은 서연(수애 분)이 알츠하이머에 걸렸다는 사실을 가족들에 알리며 한바탕 눈물바람을 일으켰다. 또 지형모 수정(김해숙 분)은 면전에서 "치매 며느리"라고 모욕을 주는 현아(이미숙 분)에게 컵에 담긴 물을 끼얹는 등 모성을 드러내며 파란을 일으켰다.
잔잔함 속 폭풍 전개에 '천일의 약속' 시청률 역시 상승했다(16.9%). 전 날 방송분이 기대감을 불어넣은 탓도 있지만 많은 시청자들이 채널을 돌리는 가운데서도 김수현 작가의 필력과 배우들의 열연에 대한 믿음이 크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하지만 '천일의 약속'의 눈물겨운 전개에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청자가 적지 않은데다, '브레인'의 파죽지세가 만만치 않은 만큼 월화극 1위를 둔 전면전은 이제부터 시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닌듯 하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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