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사람들에게 웃음을 줬던 ‘달인’ 김병만, 그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꺼낸 뜻밖의 고백에 시청자들은 함께 울었다. 늘 가슴 한 켠에 아버지에 대한 죄송스러움을 지녔던 그가 지난 4일 부친상을 당했다.
그의 측근들에 따르면 현재 김병만은 극심한 슬픔에 망연자실한 상태다. 이미 혼인 신고를 마친 예비 신부와 결혼을 앞두고 있어 주변의 안타까움은 더 컸다. 평소 듬직한 ‘맏형’ 이미지가 강했던터라 슬픔에 지친 그의 모습에 후배 개그맨과 동료들 역시 눈시울을 붉혔다.
김병만의 자서전 ‘꿈이 있는 거북이는 지치지 않습니다’ 출판 기자간담회에서였다. 흘러내리는 눈물에 눈이 벌겋게 충혈된 그에게 “김병만씨, 왜 이렇게 부모님 얘기만 하면 우세요”라고 말을 건넸다.
그는 “아, 정말 큰일이에요. 이러다 사람들이 ‘울보’인 줄 알겠어요”라고 답했다. 쑥스러운 듯 두 손을 모은 채로. 진심으로 얼마나 가슴 속 깊이 부모님에 대한,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아쉬움을 안고 사는 지 알 수 있었다.
그가 경제적 어려움을 이기고, 긴 무명을 넘어 ‘스타’ 가 됐을 때 그의 아버지는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이제 막 효도를 하려는 그의 마음도 모른 채 아버지는 ‘치매’라는 고약한 병마와 싸워야 했다. 그는 자신이 ‘불효자’ 라며 눈물을 흘렸지만 그의 마음속에는 늘 아버지가, 가족이 있었다는 사실을 그의 동료들은 누구보다 잘 안다고 했다. 자신을 알아보지
매번 그는 (방송을 통해) 자신의 고백을 듣고도 아들을 알아보지 못할 아버지를 향해 매번 눈물로 전했다. '죄송하다고 사랑한다'고. 김병만씨, 당신은 이미 효자입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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