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섹시하게 조금더 과감하게
소녀시대의 경우 국내 콘셉트와 거의 동일한 콘셉트의 의상을 선보였다. 소녀시대의 경우 ‘소원을 말해봐’ 일본어 버전인 ‘지니’로 일본에서 활동할 당시 국내에서 선보였던 제복 스타일의 상의와 핫팬츠 의상을 그대로 따랐다. 하지만 하의가 좀 더 타이트 해졌고 그만큼 보다 섹시한 스타일을 선보였다.
활동의상은 거의 비슷했지만 앨범 재킷 콘셉트는 확연히 달랐다. 국내의 경우 화이트 톤이었다면 일본에서는 블랙톤의 원피스를 선보인 것. 여성미를 최대한 강조했다. 공연의 경우는 좀 더 대담하다. 일본 아레나 투어 당시 소녀시대는 어깨를 드러낸 튜브톱 원피스 등을 소화했고 봉춤을 추기도 했다. 이 같은 모습은 이후 국내 공연에서도 선보였다.
카라의 경우 지난해 일본과 한국에 ‘점핑’을 동시에 공개하고 활동했다. 국내에서는 하이웨스트 반바지를 입었지만 일본에서는 배꼽을 드러낸 핫팬츠 의상으로 교체됐다. 애프터스쿨 역시 일본 ‘뱅!’ 무대에서는 가터벨트를 착용하는 등 섹시함을 최대한 강조했다. 포미닛의 경우 노출 정도는 비슷하지만 안무 등에서 일본 활동에 보다 파격적인 스타일을 선보이고 있다.
“우리가 벗기는 거 아니에요”
국내 걸그룹의 일본 의상들이 소개될 때 마다 골머리를 앓는 것은 국내 소속사다. 일본 활동 영상이나 사진이 국내 팬들에게 소개되면 일부 팬들이 소속사에 강하게 항의를 하는 것. 왜 일본에서 자꾸 노출을 시키느냐는 주장이다.
하지만 국내 소속사들 입장은 다르다. 일정부분 의상이나 활동 방식에 대해 협의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일본 활동과 관련해 전체적인 결정은 일본 측 소속사나 유통사가 전담하는 것이기 때문. 최근 애프터스쿨의 일본 새 앨범 재킷 의상이 한 유명 화보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일었을 때 국내 소속사가 아무런 해명도 하지 못했던 건 이에 대해 실제로 국내 소속사가 전혀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일본 매니지먼트와 전체 프로모션을 담당하는 대형 유통사 입장에서는 철저하게 일본 팬들의 눈높이에 맞춰야 한다. 일본 팬들은 기본적으로 한국 걸그룹이 한국에서 활동하는 모습 그대로를 좋아한다. 여기에 노출 수위를 조금 더 높이는 수준이다”고 설명했다.
선정성 논란 왜 우리나라에서만?
앞서 설명한 것처럼 실제로 선정성 논란은 기본적으로 국내 정서에 기인하는 문제다. 일본에서는 자연스럽고 당연한 의상이 국내에서는 자극적이고 선정적이라는 것. 엄밀하게 말하면 일본에서 노출이 심해지는 것이라기보다는 국내에서 노출규제가 심해진 탓이라는 것.
걸그룹 노출에 관한 사안은 이 같은 내용이 지난해 문화부 국정감사에서 다뤄지며 급작스럽게 엄격해졌다. 이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기준도 까다로워 졌고 각 방송사들은 자체적으로 가슴골 노출 금지, 배꼽 노출 금지, 비치는 스타킹 금지 등의 기준을 만들었다. 당시 방송사 가요프로그램 대기실에는 걸그룹들이 스타킹을 3~4개씩 겹쳐있고 가슴골을 감추기 위해 어울리지 않는 의상을 껴 입는 등의 촌극이 종종 목격됐다.
이에대해 가요계에서는 “선정성이나 노출에 대한 기준이 모호하다”며 “국민 정서에 불편할 정도의 수위는 분명 규제대상이 돼야 겠지만 일정부분 표현의 자유 부분도 존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현아는 ‘버블팝’ 활동 막바지에 방통심의위로부터 해당 무대가 선정적이라는 지적을 받았고 이에 반발하듯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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