멜로 영화가 늘 그러하듯이 서로 다른 사연, 성격을 지닌 ‘극과극’ 남녀 주인공이 그려가는 사랑이야기다. 하지만 이번엔 어딘가 좀 복잡하다. 웃기다 싶으면 숨이 턱턱 막히고, 급기야 무서움에 눈을 가리려 하면 가슴 뭉클한 감동이 스며든다.
누가 봐도 사랑스러운 마스크에 독특한 엉뚱함까지 지닌 여주인공 강여리(손예진). 하지만 그녀와 연애하기 위해서는 생명 보험 쯤은 필수다. 잘난 ‘쾌남’ 마술사 마조구(이민기)는 슈퍼모델 급 애인을 버리고 과감히 강여리를 선택, 아슬아슬한 연애를 시작한다.
하지만 여타의 ‘로맨스’와는 다르게 이들의 사랑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영화는 더욱 오싹해진다. 간간히 등장해 관객들을 놀라게 한 귀신들은 급기야 대놓고 수시로 등장해 ‘달달함’ 대신 극한의 공포를 선사한다.
사사 건건 이들의 사이를 갈라놓는 귀신들의 방해 공작에도 불구, 이들의 사랑은 절정에 치닫는다. 아이러니 하게도 공포와 코믹 속에서 싹튼 사랑은 어느 순간 관객들에게 폭풍 감동을 주며 눈물을 자아낸다. 살 떨리는 공포에도 불구, 애써 어설픈 마술로 그녀를 구하는 마조구의 세련된 흑기사 정신에 감동, 어수룩하지만 진실된 사랑 고백에 또 한 번 울컥하게 될 것이다.
이 복잡함 속에서 두 사람의 로맨틱한 키스신은 절묘한 극적 효과를 낸다. 술을 마실 때마다 자신을 셔츠를 거침없이 뜯어내는 강여리의 야성 키스에 아늑한 텐트 안에서 진행되는 귀여운 키스. 귀신이 지켜보는 가운데 나누는 모닝키스와 여자라면 누구나 꿈꾸는 로맨틱한 공항키스까지. 이상하게도 과하다 싶을 만큼 다양한 요소들이 담겼지만 어디 한 군데 어색한 곳이 없다.
연인들은 물론 솔로들까지 설레는 연말
이 곧 다가온다. 어느 부분에서 울고 혹은 웃을 지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누구라도 “참 잘 선택했다”는 만족감을 안고 나올 수 있을, 진정한 대박 ‘로맨틱 코미디’가 찾아온다. 오는 12월 1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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