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병진은 지난 여름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에 전격 출연, 녹슬지 않은 입담을 과시하며 하반기 방송 컴백 계획을 시사했다.
이후 MBC 라디오 '두시의 데이트' DJ 교체 논란의 중심에 서며 역풍을 맞기도 했으나 MBC와 극비리에 컴백 논의를 진행, 오는 12월 1일 '주병진의 토크 콘서트'라는 신규 프로그램으로 컴백한다.
'무릎팍도사' 이후 주병진의 컴백에 높은 지지를 보여 오던 여론은 실제로 그의 컴백이 가시화됨에 따라 다소 양분되는 분위기다. 여전히 기대감을 표하는 층이 있는 반면, 기대만큼의 활약을 해 줄지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이같은 분위기는 방송가도 마찬가지다. 다수의 방송 관계자들은 주병진이 당대 최고의 MC임을 부인하지 않지만 그가 방송가를 떠난 지 10년 이상 흐른 만큼 달라진 방송 트렌드에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을 지, 그의 감각이 현 시대에도 소위 '먹힐 지'에 대해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주병진의 토크 콘서트'가 편성된 시간이 목요일 심야(오후 11시대)라는 점 역시 변수다. 현재 해당 시간대는 유재석이 진행하는 KBS 2TV '해피투게더 3'가 수년째 1위를 달리고 있다. MBC만 해도 '해피투게더 3'의 대항마로 나섰다가 사라진 프로그램이 십여 편에 이른다.
이런 가운데 MBC가 꺼내놓은 빅 카드가 바로 주병진인 셈. 일단 시선 몰이에는 성공한 분위기지만 "뚜껑을 열어보기 전 까지는 주병진의 현 주소를 점칠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무엇보다 남녀노소 가리지 않은 '해피투게더 3' 시청층이 '주병진의 토크 콘서트' 출격으로 초반에는 다소 분산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서 관건인 것은 주병진이 과연 추억의 세대와 최신 트렌드 세대의 균형을 얼마나 맞춰주느냐 문제다.
현재 '주병진의 토크 콘서트'는 1회 게스트를 코리안 특급 박찬호로 내세우고 있다. 대체로 스튜디오 녹화 형태로 진행됐던 기존 토크쇼와 달리 300~500명의 청중단과 함께 하는 열린 토크쇼라는 점이 차별화 요소로 비춰지고 있다.
연예인뿐 아닌 사회 각층 저명인사 등 다양한 게스트군이 '주병진의 토크 콘서트'가 내세우는 강점이다. 하지만 그간 국내 1인 토크쇼의 스탠다드로 주목받았던 '무릎팍도사' 역시 비연예인 게스트를 다수 초대했기 때문에 여기에 버금가는 게스트 섭외와 또 다른 스타일의 진행이 관건이다.
주병진은 제작사를 통해 "기존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재미있고 진지한 예능 프로그램이기에 함께 하기로 했다"며 "자극적이고 흥미 위주의 이야기보다는 진정성과 예의를 담아내는 멋진 토크쇼를 만들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개그계의 신사'라는 별명으로 수십 년간 인기를 얻어 온, 그리고 호사가들의 입에 오르내린 자극적인 사건으로 인해 누구보다 상처가 깊었던 '인간' 주병진 다운 각오다.
과연 그는 자신의 이름을 내 건 '토크 콘서트'를 통해 한국의 래리 킹으로 거듭날 수 있을까. 카운트다운은 이미 시작됐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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