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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이하 ‘하이킥3’)에서 스쿠터를 타고 다니는 엉뚱하고 발랄한 4차원 여고생으로 분한 김지원을 만났다. 드라마 속 지원보다는 덜 엉뚱하지만 꽤나 당찬 모습이 인상적이다.
“아픔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어요.”
어릴 적, 막연하게 “TV에 나오고 싶다”는 꿈을 꿨던 김지원은 중3 때 길거리에서 현재 몸 담고 있는 연예 기획사 대표로부터 명함을 받으며 연습생 생활을 시작했다. 부모님의 반대에도 불구, “제 몸보다 더 큰 가방을 매고 다니며 연습 다니곤 했다”며 그 시절을 떠올렸다.
자신이 맡은 캐릭터에 대해 “내가 못 가진 것을 가진 아이라 참 좋았다”는 김지원은 “실제와 싱크로율은 그리 높지 않지만 엉뚱하고 발랄한, 그런 당찬 모습은 닮은듯 하다”고 말했다. “원래는 싫은 걸 싫다고 얘기 못 하는 성격이었는데, 드라마 속에서 할 수 있어 너무 시원하다”며 활짝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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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처럼 들릴 수도 있겠지만, 캐스팅에 대한 기대를 정말 안 했었어요.” 솔직한 심정임을 강조하는 말처럼 김지원의 발탁은 그야말로 파격이었다. 일찌감치 촬영을 마쳐놓은 드라마 ‘왓츠업’은 아직 방영 전. CF 몇 편과 영화 한 편이 대중에 노출된 그의 전부였다. 대체 오디션장에선 무슨 일이 있었던걸까.
“제가 출연했던 예능 프로그램 ‘밤이면 밤마다’를 봤다 하시더라고요. 오디션장에서도 굉장히 편했어요. 긴장도 안 되고, 장난도 많이 치고. 극중 아버지를 여읜 캐릭터인 지원이 슬프고 아파하는 연기를 주문하셨는데 ‘눈물은 식상하잖아?’ 라고 하시더군요. 나름 최선을 다 해 보여드렸죠. 나중에 ‘아픔을 가볍게 표현할 줄 아는 것 같다’ 하셨다고 들었어요.”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하이킥3’ 호에 승선한 김지원은 “아직 처음이다 보니 카메라 1-2-3 자체에도 많이 헤맸다”며 쑥스러워했다. 그렇다면 두 달 정도 지난 지금은? 어느새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게 울고 웃고 있다.
실제로도 양손잡이라는 김지원의 특성은 ‘하이킥3’ 속 지원에게서도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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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킥’ 시리즈의 전통대로 이번 시즌에도 배우 이름이 캐릭터명으로 그대로 등장한다. 극중 ‘지원’이란 이름으로 등장하는 그녀에게, 책임감은 그 배로 돌아간다.
“댓글을 보면 캐릭터 칭찬인데도 기분이 좋고, 질타해주시면 그런 것에도 상처받고 그렇게 되더라고요. ‘오란씨걸’이나 제2의 누구 보다는, 김지원으로 기억해주시면 그만큼 책임감이 더 생기는 것 같아요. 김지원이 어떤 사람, 어떤 연기자다 라는 걸 보여드린다는 게, 솔직히 부담되긴 해요.”
기분 좋은 부담감이다. 하지만 1년 전까지만 해도 시청자 입장에서 챙겨보던 애청 프로그램에 합류했기 때문일까.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며 눈을 반짝인다. 그녀는 지금, ‘하이킥’과 함께 자아 찾기 중이다.
“긴 호흡으로 가는 작품이니까, 김지원이라는 사람을 많이 보여드리고 싶어요. 발랄한 면도 있지만, 아픔을 이렇게도 표현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걸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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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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