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범한 등장은 멤버들의 성격에서도 고스란히 드러났다. 갓 데뷔한 신인 팀이라고는 여겨지지 않을 만큼 무대에서 보여주는 이들의 분방한 모습은 모질게 연습한 결과로만 설명하기 어렵다.
"거울만 보고 연습하다 무대에 서니 흥분이 다르더라. 첫 방송에서는 어안이 벙벙하더니 그 다음부터는 긴장보다는 설렘과 흥분이 더 컸다. 환호가 커질 수록 무대에서 내 모습에 더 자신이 생기고 연습하면서 스스로 한계라고 생각했던 부분들도 신기하게도 너무 쉽게 소화가 가능했다. 이게 내 무대구나, 내가 있어야 할 곳이구나 생각이 들더라."(오직)
밑도 끝도 없이 근거없는 자신감일 수도 있지만 스스로 무대를 즐기는 법은 분명 어느정도는 타고나는 법이다. 일종의 체질 같은 것이라고 말하는 선배가수들의 말이 맞다면 말이다.
이 자신감은 데뷔 앨범에도 한눈에 보인다. 신인으로서는 이례적으로 볼륨감 있는 정규 앨범만으로도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다.
물론 이들의 정규 1집이 진정 이들이 하고 싶은 음악을 다 담았다고 말하기는 어려울 지도 모른다. 대중성을 의식한 듯한 트랜디한 일렉트로닉 사운드도 포함돼 있고 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도 종종 만난다.
"대중과 타협했다는 표현은 맞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대중이 우리와 타협하는 존재인가? 어느 정도는 따라가기도 해야하고 어느정도는 따라오게도 해야한다. 정규 앨범 작업이란게 이래서 좋다. 대중들과 만날 수 있는 접점도, 우리만의 색도 여유있게 담을 수 있기 때문이다."(심스)
뻔뻔하리만치 당당한 모습은 일본에서 온 멤버 강남에게 까지 가면 절정이다. 강남은 일본 KCB(킥찹버스터스)라는 밴드의 보컬 출신이다. 국내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일본에서는 1회 라이브에 최소 3천명은 모으는 인기 밴드였다.
"아시아 최고가 내 오랜, 가장 큰 목표다. 한국에서 그 꿈을 이루고 싶어 과감히 밴드를 나왔다. 다들 말렸지만 한국에서 MIB 멤버들을 만나고 그 가능성을 확신했다."(강남)
네명의 멤버 모두 사고도 칠만큼 쳐봤고, 놀만큼 놀아봤고, 결정적으로 자신들의 음악에 자신감이 충만했다.
"성공해 돈을 많이 벌고 싶다. 우리 목표다. 돈은 최소한의 자유를 보장한다. 돈이 있어야 아플 때 치료 받을 수 있고, 배고플 때 맛있는 걸 먹을 수 있다. 여행도 가고 싶다. 사랑하는 사람을 지켜 주고 싶다. 부모님께 효도도 하고 싶다. 무엇보다도 돈이 많으면 우리가 그렇게 힘들게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껏 할 수 있다. 돈을 많이 버는게 나쁜건 아니지 않나."
힙합은 이 음악을 표현하는 뮤지션의 가장 현실적이고 가장 진실한 부분이 가감없이 드러날 때 진정성을 얻는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MIB가 '부자'가 됐을 때 쏟아낼 음악이 궁금해 진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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