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정' 변정수 "이젠 패셔니스타 꼬리표 떼도 되겠죠?"

“이젠 저한테도 연기가 확실한 본업이 됐어요. 모델활동이나 패션사업은 어느새 부업으로 밀려난 느낌이에요”
패션모델 출신의 연기자 변정수의 기세가 무섭다.
MBC TV 주말극 ‘애정만만세’(극본 박현주/연출 주성우)에서 물 오른 연기로 주목받고 있는 변정수가 안방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극 중 남의 남편을 가로챈 지 10년 만에 다시 싱글맘으로 돌아올 처지에 몰린 변주리 역의 변정수는 세상물정 모르는, 천둥벌거숭이 같은 단순한 여자의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하고 있다. ‘애정만만세’에서 가장 적역을 맡은 것으로 꼽히는 변정수는 독기 오른 ‘신바람’으로 그 존재감을 입증하고 있다.
무엇보다 남편 강형도(천호진 분)을 다시 빼앗길 위기에 몰린 그녀가 대선배 배종옥을 상대로 마치 한풀이 하듯 퍼붓는 성깔(?) 연기는 가히 일품으로 꼽힌다. 툭하면 그녀에게 물세례를 받고 뺨을 얻어맞는 봉변을 당하는 배종옥조차 “아무리 연기라지만 거품 물고 달려드는 정수의 기세에 진땀이 날 정도”라고 혀를 내둘렀다.
실제로 변정수는 카메라 앞에서 폭풍처럼 배종옥을 몰아세우고는 촬영 뒤에는 ‘언니 미안해’라며 번번이 사과까지 해야 할 지경이라는 것. 물론 아무리 연기라지만 스스로도 좀 심했다싶은 생각이 들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드센 연기에서만 그녀의 진가가 드러나는 건 아니다. 백치미같은 여인의 매력을 뿜어내는 데도 결코 빠지지 않는다. 최근 사업감각을 익혀보겠다며 나간 사업장에서 처음 만난 남자 이석준을 상대로 좌충우돌 엮어내는 캐릭터는 변정수만의 귀여운 여인의 매력을 십분 드러내고 있다는 평이다
변정수는 “이번처럼 배역에 녹아드는 기분은 처음인 것 같다. 카메라가 돌아가면 연기란 느낌이 안 들고 정말 내 자신이 증오심에 불타 어쩔 줄 몰라하는 여자로 돌변해 있는 것 같다. 이제 연기에 눈을 좀 뜨나 하는 기분도 든다. 이젠 정말 패셔니스타란 꼬리표를 뗄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