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이하 현지시각) 매년 6만명이 몰리는 스페인 망가 페스티벌 무대에 이어 이날 밤 JYJ 공연을 보기 위해 유럽 전역에서 뽀블레 에스뺘뇰 광장에 모여든 팬들은 총 3500명 정도였다. 앞서 두 차례 일본 이키타현 공연에서 각각 4만명, 총 8만명의 관객을 동원했던 것과 비교해보면 소박한 숫자다.
그러나 JYJ에겐 올 한해 가장 특별한 무대 중 하나였다. 유럽에서 첫 단독무대라는 점 외에도 한국 가수들의 유럽 진출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JYJ는 현지에서 기자들과 만나 “무리하게 유럽 투어 스케줄을 잡고 싶지 않았다. 팬들의 사랑에 보답하기 위해 지정학적으로 가장 쉽게 모일 수 있는 스페인과 베를린을 공연지로 결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JYJ 소속사 역시 과장되게 홍보하려 하지 않았다. 있는 그대로를 함께 가서 확인하고 싶다는 취지가 더 크다고 전했다.
말로만 듣던 유럽 속의 K-POP 인기는 마니아 층을 중심으로 점점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였다. 스페인 팬들은 다양한 경로를 통해 K-POP을 접했다고 설명했다. 과거엔 J-POP을 듣다 우연히 K-POP을 듣게 된 경우가 많았으나, 지금은 인터넷의 다양한 경로를 통해 찾아듣는 경우가 늘고 있다.
그들의 충성도는 한국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부 팬들은 앞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궂은 날씨에도 밤샘 노숙을 했고, 몇몇 곡은 한국어 가사를 완벽하게 따라부르는 장관을 연출했다.
소속사 관계자는 공연 후 동행한 기자들에게 “오늘 공연한 멤버들의 사진을 웹하드에 올리려다 보니 제대로 나온 것이 한 컷도 없었다. 너무 격렬하게 오버액션으로 춤을 춰 보정을 하려고 했지만, 쉽지 않았다. 포토팀도 이 상황에 당황했다”고 말했다.
이어 “아마 오늘 멤버들이 특히 재중이는 울지도 모른다. 우리 역시 기사만 봐도 가슴이 울컥 할 정도”라고 감회를 전했다.
최근 K-POP 가수들이 앞다퉈 아시아를 넘어 유럽에 진출하고 있다는 소식을 알리고 있다. SM타운 가수들이 프랑스에서 합동 공연을 열었고, YG 소속 가수들이 영국에서 공연했다.
현장에서 만난 스페인 기자단은 “K-POP을 들으면서 젊은이들이 한국에 방문하고 싶어하고, 한국 문화에 대해 궁금해하며 한국말을 배우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특히 “K-pop이 유행하기 전에 유럽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던 한국에 대한 기사는 북한 핵과 같은 부정적인 기사였지만, 이젠 K-POP 기사가 눈에 많이 띄면서 젊은이들 사이에서 한국에 대해 기사를 찾아보고 검색하면서 그들 스스로 한국을 알아가고 한국의 이미지를 긍정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문화 콘텐츠의 전파를 넘어 국가적인 이미지 쇄신에도 일조를 하고 있는 것이다.
JYJ의 공연 기자회견에는 TV와 라디오 등 50여 매체의 스페인 언론이 참여, 관심을 보였다.
공연 후 스페인 유력 일간지 엘문도(Elmundo)는 “3명의 저스틴 비버가 나타났다”고 호평하면서 JYJ의 유럽 진출 성공을 예고했다.
엘문도는 JYJ에 대해 ‘3명의 저스틴 비버가 나타났다’는 제목으로 “JYJ는 한국에서 센세이션을 일으키고 있는 젊은 보이밴드다. 준수 유천 재중은 저스틴 비버처럼 잘 생긴 3명의 남자로 남성적이고 스타일도 매우 트렌디하다”고 소개했다.
한국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한 스페인 기자 역시 “나는 JYJ를 잘 알지 못한다. 지금 상황도 아주 대단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매우 흥미롭고 매력적이라는 사실이다”고 평했다.
공연소식과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 역시 “장하고 감동적이다” “멋지게 뻗어나가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외교관 보다 멋진 애국자”라는 응원과 격려 글을 쏟아내고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happy@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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