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백수 송중기가 국보급 ‘짠순이’ 한예슬을 만나 돈 벌기 노하우를 전수받는 과정을 그린 로맨틱 코미디물인 영화 ‘티끌모아 로맨스’(제작 인디스토리)에서다.
송중기는 단돈 50원이 없어 연애사업도 할 수 없고, 월세 옥탑방에서도 쫓겨날 상황에 처한다. 돈을 벌기 위해 시키는 일은 뭐든지 해야하는 인물이다. 한예슬도 돈이 아까워서 종교를 가질 수 없는 것은 물론, 연애도 생각한 적이 없는 인물이다. 그녀는 남루한 옷에 예쁘지게 나오지도 않다. “병신”이라는 말도 서슴지 않는다.
송중기는 1일 행당동 왕십리 CGV에서 열린 ‘티끌모아 로맨스’의 언론시사회에서 “이 이후로 배우 생활을 못할 줄 알았다”며 “하지만 연출자가 어떤 것을 요구하면 그것보다 더 이상의 것을 보여주고 싶다. 엉덩이 골이 나오는 민망한 장면 등에서 그 생각을 더 실천한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너무 민망한 장면들이 많았다. 사실 부끄럽다”고 쑥쓰러워했다. 하지만 “내 모습과 일치하지 않은 장면도 많아서 초반에는 힘들었는데 이번 영화가 많은 분들을 웃기고 따뜻하게 해주면 내가 느낀 힘들었던 부분은 배우의 몫이 아닐까 한다”고 좋아했다.
한예슬은 “홍실이에게서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며 “연기하는데 더 진지하게 다가갈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내가 얼마나 많은 즐거움과 소소한 일상에서의 기쁨을 놓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게 했다”며 “홍실이가 지웅이와 알콩달콩한 시간들을 보내고, 다툼들 속에서 오는 감동과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 오는 감동들이 너무 좋았다”고 웃었다.
홍실이 억척스럽게 나오는데 대해서는 “그만큼 깊은 상처가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며 “세상에서 받았던 상처를 어떻게든 다른 것으로 채워보고자 한다. 그런 삶에 대한 태도가 행동으로 나타나 이상한 행동을 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정환 감독은 “영화를 볼 때마다 미안하다. 작업을 하다보면 배우들에 대해서 점점 가까워지고 친구처럼 돼서 내가 얼마나 배우들을 망가뜨렸는지 인식 못했는데 편집하다가 알게 됐다”며 “선남선녀를 데리고 망가뜨린 것에 대해서 미안한 생각이 든다. 이렇게까지 망가뜨려도 되는지 했다”고 웃었다.
김 감독은 특히 송중기를 향해 “민망한 장면에서도 자연스러운 배우는 없다”고 칭찬했고, 한예슬도 “송중기가 정말 잘했다”고 추어올렸다.
물론 영화는 로맨틱 코미디라는 장르기 때문에 웃기기도 하지만 가슴 짠한 장면들도 있다. 송중기와 한예슬은 웃긴 장면도 인상에 깊지만 다른 장면들도 꼽았다.
송중기는 “홍실 뒤를 말없이 걷는 장면이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영화는 10일 개봉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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