멤버들은 ”생소한 나라에서 우리 음악을 좋아해주고 들어주시는 분들이 있다는 것에 놀랐다”며 ”거리에서도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알아주시더라”고 현지에서 직접 체감한 열기도 전했다.
JYJ가 29일(현지시각) 오후 9시 80년 역사를 자랑하는 바르셀로나 뽀블레 에스빠뇰 광장에서 유럽 투어의 첫 포문을 열었다.
유럽 중에서도 스페인 바르셀로나와 독일 베를린에서 공연을 갖게 된 것에 대해 “유럽 전체를 돌면 좋겠지만 처음부터 무리수를 두기 보다는 지정학적으로 팬들이 가장 편하게 모일 수 있는 바르셀로나와 베를린을 공연지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스페인 공연은 아시아권에서 최고의 그룹인 JYJ에겐 너무 작은 무대다. 미국과 중국 등 10개 도시 월드투어 당시 10만명의 관객을 동원했고, 불과 2주 전 일본 이키타현에서 8만명의 팬들을 동원시키며 위력을 실감케 했던 그들이었다.
이날 뽀블레 에스빠뇰 광장에는 프랑스, 네델란드, 핀란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지에서 날아온 3000여명의 팬들이 운집, 붉은 야광봉을 흔들며 환호했다.
특히 일본 진출 초기를 떠올리면서 “그때도 한류붐을 타고 데뷔한 것이 아니었다. 일본에선 J-POP 가수로 보여지려고 노력했다. 다른 한국가수들과 다른 행보를 하지 않았다”며 “지금 유럽에 온 이 상황과 일본에 처음 갔을 때 상황은 다르지만, 한국과 일본에서도 작은 무대부터 시작해 팬들의 사랑을 키웠다. 유럽 팬들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주고 채워나가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멤버들 모두 스페인이 첫 방문이었지만, 팬들의 사랑 때문인지 생경하지 않다고 털어놨다. 준수는 “바르셀로나 하면 축구의 나라로 알고 있었는데, 거리에서 팬들이 알아보는 걸 보고 깜짝 놀랐다”며 “공연티켓이 순식간에 팔려나갔다는 얘길 들었을 때도 실감나지 않았다”고 했다.
유천은 “월드투어 미국 공연 때도 (우리가) 어느 정도 영향력이 있는 지를 감이 오질 않았는데, 막상 무대에 오르고보니 감격적이었다”며 “그때의 감정을 유럽에서 다시 느낄 수 있게 돼 기쁘다. 미국에서 살 때 스페인 친구들이 있었는데 그들의 본국에서 공연을 해 기분도 새롭다”고 감회를 전했다.
재중은 유럽에서 인기비결을 묻자 “유럽에서 K-POP 마니아 층이 형성된 시기가 동방신기로 일본에서 활동할 무렵인 2006년부터라고 들었다”며 “한국 가수의 박력있고 절제된 군무와 그런 과격한 안무를 하면서 라이브를 할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 것 같다. 그때부터 형성된 마니아층이 한류열풍을 몰고온 게 아닌가 싶다”고 나름의 해석을 내놨다.
“유럽 음악을 많이 접하고 듣고 공부했고, 일본에서 활동할 때 대부분 유럽 음악이었어요. 많이 불러서 친숙하고 다른 아티스트 분들과 연이 닿는다면 꼭 작업을 해보고 싶습니다. 이번에는 시간적 여유가 없어 불가능하지만 차후에 기회를 가져보고 싶네요.”
어쩌면 한국무대에서 JYJ를 보는 게 더 어려운 현실이다. 전 소속사와의 분쟁으로 방송 출연에 제약이 있고, 음악 프로그램 차트에서도 볼 수 없다. 그래선지 한국 현지에서 스페인 공연을 보기 위해 날아온 팬들만도 30여명에 이르렀다.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해달라고 하자 유천은 “솔직히 방송출연까진 생각하는 부분이 아니다. 정당한 부분이 아쉽다. 팬들이 앨범을 구입하고 노래를 들어주는데, 보답할 수 있는 길이라 할 수 있는 차트에서 제외되는 부분들은 속상하다. 정당한 평가를 받고 우리 음악을 알리고 싶다”고 속내를 전했다.
JYJ는 유럽 투어를 끝으로 연말까지 휴식기를 갖는다. 쉬는 동안 월드 와이드 음반과 새로운 곡 작업에 몰두할 계획이다.
재중은 “월드 와이드 2집 앨범을 내야 하지 않겠냐고 준비 중이다. 생소한 나라에 가서 음악을 전달하는데 의의를 두고 있다. 앨범도 내야하고 투어도 해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적다. 1년이 12개월이 아니라 24개월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하며 웃었다.
준수는 더 많은 나라에서 공연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더 많은 나라에 가고 싶고, 스페인, 독일 외에 다른 국가와 다른 도시에 가보고 싶어요.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이번에 공연 한 스페인과 다른 도시에 다시 찾아가서 그 열기에 보답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happy@mk.co.kr/사진=씨제스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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