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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에 이어 29일 방송된 '무한도전-짝꿍특집'은 유재석, 하하, 길, 박명수, 정형돈, 정준하, 노홍철이 '우정촌'에 들어오며 서로 짝꿍을 찾는다는 내용. 주지하다시피 SBS '짝-애정촌'의 패러디다.
'무한도전'의 최고 장기중 하나는 패러디다. 그동안 '무한도전'은 다양한 패러디를 선보여왔다. 화제가 되는 드라마는 어김없이 '무한도전'에서 패러디 됐고 이는 단순히 유명한 장면이나 대사를 패러디 하는 수준에서 그치지 않았다. '무한도전'은 뉴스, 다큐, 드라마, 영화, 연극 등 구성 자체를 패러디 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발전한 것.
'짝꿍' 특집은 이 같은 '무한도전' 패러디의 정점에 있는 특집이었다. 배경과 구성, 형식, 배경음악과 내레이션까지 완벽하게 패러디 했다.
이를 받쳐주는 것은 일곱 출연자들의 캐릭터 연기다. 일곱명의 '무한도전' 멤버들은 평소 자연스러운 모습을 방송을 통해 보여준다. '리얼 버리아이티'라는 새로운 방송용어도 '무한도전'이 원조다. 물론 이 모습이 이들의 전부는 아니다. 하지만 적어도 시청자들은 '무한도전'에서 보여지는 이들의 모습을 완벽하게 '리얼'로 인식한다.
'짝꿍'특집은 이들이 '무한도전' 내에서 자신들의 분명한 캐릭터를 완성시킨 덕에 새로운 캐릭터 연기가 가능했다. 이들의 원래 모습에서 다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부자연스럽기 때문에 우스꽝스럽다. '짝꿍' 특집은 '무한도전' 안에 또 다른 '무한도전'이 존재하는 형식이며 완벽한 한편의 시트콤이다.
정형돈은 얄밉게, 하하는 다소 거친 모습으로 평소 '무한도전'에서 보여줬던 모습과 또 다른 모습을 연출하며 '짝꿍' 특집의 재미를 더했다.
'무한도전'의 가장 강력한 무기는 김태호PD의 연출관이다. 김태호PD는 자신이 만든 세상에 일곱명의 출연자를 던져놓고 자연스럽게 전개되는 코믹한 상황을 카메라에 담는다. 쉽게말해 '무한도전'은 김태호PD가 만든 세상에 일곱 캐릭터가 웃고 즐기고 노는 일종의 시트콤이다. 최근 호평을 받은 '무한상사' 역시 마찬가지다.
이 설정은 완벽하게 통제돼야 제 빛을 발한다. 때문에 간혹 통제권 밖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면 균열이 일어나기도 한다. 실패한 기획인 '좀비 특집' 등이 대표적이다.
'짝꿍' 특집은 패러디인 까닭에 상황 통제가 완벽하게 이뤄진 경우다. '우정촌'이라는 공간 제한과 우정미션 등의 요소는 일곱 캐릭터가 온전하고 편안하게 자신들의 웃음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어떤 행동을 하던 이는 '무한도전' 캐릭터라는 통제된 상황이 아이러니 하게 이들을 더 유쾌하게 만든다는 것.
패러디와 캐릭터, 통제된 상황, 이 세가지는 '무한도전'에서 형태와 비중을 달리하며 꾸준히 존재해온 요소들이다. 이번 '짝꿍특집'에서 이 세 요소는 그 어느 때 보다 가장 완벽하게 조화를 이뤘다. 가장 '무한도전' 다운 특집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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