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예지원(38)은 한·태 합작영화 ‘더 킥’을 촬영하며 머물렀던 태국에 흠뻑 빠져있었다. 덥지 않은 날씨, 먹거리, 풍광 등이 너무나 좋았다.
“‘태국의 겨울’은 좋더라고요. 덥지도 않아요. 그렇게 찌는 듯하지도 않고, 우리나라 여름 정도일까요? 음식도 무지 많이 먹었는데 살이 그렇게 많이 안 쪘어요. 촬영하면서 이렇게 많이 먹은 건 처음일 거예요. 아하하하.”
극중 남편으로 나오는 조재현은 최근 언론시사회에서 예지원을 보며 “아침 식사로 네 끼를 먹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혀를 내둘러 주위를 웃기기도 했다.
예지원은 “다른 여배우들에 비하면 내 몸은 통통한 편”이라며 “먹을 것 먹으며 편하게 살며, 운동도 계속 조금씩 한다”고 쾌활하게 또 웃었다.
“정말 목숨, 인생을 걸더라고요. 다름 사람들이 액션하는 걸 보면 감히 ‘하고 싶어요’라는 말이 안 나와요. 겸손해진다니까요. 3층 높이에서 공중돌기를 수 십 번하고, 맞고 기절해 병원을 가는데도 좋아해요. 한국이면 난리가 났겠죠. 그래서 전 ‘액션 배우 됐어요’라고 말하다가 금방 ‘그냥 참관했습니다’라고 바꿨어요.”
11월3일 개봉하는 ‘더 킥’은 태국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태권사범 문(조재현)의 가족이 태국왕조의 보물 ‘단검’을 찾기 위해 벌이는 리얼 액션 영화다. 예지원은 세계태권도 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출신으로 조재현의 아내를 연기했다.
예지원은 “고고시절 무용을 했는데 무용과 태권도가 다르긴 하지만 몸을 사용할 줄 아는 무용 때문에 캐스팅된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감독이 ‘옹박’으로 부산에 초청받았을 때, 한국 영화 DVD를 수 십 편 사갔는데 그 중에 내 작품이 있었다고 했다”고 좋아했다.
“촬영을 하는데 감독님이 ‘액션이 힘들면 다 뺄 수도 있다, 충분히 잘 나오게 대처할 수도 있다, 걱정하지 말고 못하겠으면 얘기하라’고 했는데 마지막에 ‘그런데 나는 리얼액션을 좋아한다’라고 했어요. 하라는 얘기였죠. ‘진짜 때려야 잘 나온다’고 해서 진짜 마구 때렸어요. 조재현 선배가 진짜 아프다며 저랑은 무서워서 못하겠다고 했어요. 하하하하.”
예지원은 ‘더 킥’ 촬영을 위해 올해 액션스쿨인 K타이거즈에 다니며 태권도를 배웠고 1단을 땄다. 극중 다른 사람들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 실력을 보여준다. 4개월을 더 연습해 2단 승단 시험도 앞두고 있다.
“그동안 좋은 감독님들을 만나서 혜택을 너무 많이 받았어요. 다른 작품들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하하하’의 홍상수 감독님, ‘달빛 길어올리기’의 임권택 감독님, ‘더 킥’의 프라챠 핀카엡 감독님은 저를 살려준 은인이세요.”
그는 “예쁘다, 안 예쁘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극중 캐릭터를 영화에 잘 녹아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하하하’와 ‘달빛 길어올리기’도 그랬는데 내가 보는 내 모습이 화장을 하지 않았는데도 예쁘게 나와 화면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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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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