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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수식어가 붙었으면 좋겠냐는 물음에 이바디는 이렇게 답했다. 자신들이 하고 있는 음악을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그만큼 이바디라는 그룹을 떠올렸을 때 어쿠스틱한 감성을 연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 3년 반 만에 발매한 정규 2집 ‘보야지(Voyage)’ 이바디만의 감성적인 음악을 기다려온 팬들에게는 다소 길게 느껴진 준비기간. 저스틴은 “1집 이후 미니앨범과 싱글앨범을 꾸준히 냈었기에 사실 오랜만이란 느낌은 들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실제 이번 정규 2집 총 10곡의 수록곡은 5곡의 신곡과 기존 발표된 5곡들이 리믹스버전으로 수록돼 있다. 그동안의 이바디의 음악을 집약해 놓은 느낌이다.
멤버들에게 가장 애착이 가는 곡을 꼽아 달라 했다. “보야지(Voyage)요. 곡도 곡이지만 가사가 마음에 들어요. 사실 첫 번째 트랙이 될지는 몰랐는데, 앨범 전체를 설명하는 곡으로 적합하단 생각이에요.”(호란) “두근두근”(저스틴) “커튼 콜. 이바디의 다른 모습을 잘 보여주는 곡이에요.”(거정)
수록곡 중 5곡이 기존 곡으로 구성된 것이 팬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겠다는 말에 이바디는 한 목소리로 “앨범의 완성도를 위해”라고 설명했다. “곡이 없어서? 아니에요(웃음) 거정 형이 만들어놓은 곡만 해도 이미 50곡이 넘는걸요. 앨범의 색깔을 최대한 표현해내기 위해 엄선한 거라고 보면 돼요. 결과적으로 만족스런 앨범이 나온 것 같습니다.”(저스틴) “싱글 앨범과 음원도 좋지만 그렇게 발표된 곡들이 앨범에 담겨야 더욱 의미가 있는 것 같고, 소장가치도 생기는 느낌이 들어요”(호란)
◆타이틀 곡 ‘아빠를 닮은 소녀’는 만장일치로… 만장일치로 타이틀곡이 된 ‘아빠를 닮은 소녀’는 어떤 곡일까. “편곡적으로는 드럼이 안 들어가 있고, 쉐이커 하나에요. 하지만 가사가 주는 느낌이 따뜻해요. 애틋하게 집안의 어른에 대해 노래하는 곡이에요. 애잔한 느낌 그런…”(거정) 집안의 가장인 할머니를 노래한 특별한 이유에 대해서는 “요즘에 흰머리 가진 할머니 보셨어요?”라며 되물었다. 이어 “다 염색하시잖아요. 연륜을 느낄 수 있는 어른들의 모습을 많이 보고 자랐어요. 소위 할머니를 얘기한 건 아니고, 아버지가 주는 애잔한 느낌 같은 것도 포함돼요. 그런 것들을 표현하려다 보니 대표적인 사람이 누굴까 고민하다가 ‘흰머리 소녀’ 할머니가 된 거에요.”
타이틀곡의 뮤직비디오도 화제가 됐다. 저스틴의 친딸이 직접 출연해 연기를 선보였다. ‘할머니의 옛 앨범을 들추는 느낌’으로 제작된 뮤직비디오는 숱한 고민 끝에 멤버들이 저스틴의 친딸을 추천해서 출연이 이루어졌다고. 실제 뮤직비디오 속 꽤나 안정적인 연기를 펼치는 데다 딸이 너무 예쁘다는 말에 저스틴은 “아내가 반대할 줄 알았는데 찬성했고, 딸도 출연 후 다음 촬영은 언제 하냐며 즐거워했다. 좋은 추억이 된 것 같다”며 연신 미소를 지어보였다.
◆ 아이돌? 우리들만의 길 가고 싶다. 공연과 라디오에 욕심 아이돌과 오디션 열풍. 그 사이에서 어쿠스틱 음악이 인기를 끄는 것에 대해 이바디는 “어쿠스틱이 대세는 아닌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가수들이 어쿠스틱 장르를 선보이는 것은 일종의 다른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도구로써 작용하는 것 같다. 정말 대세라면 앨범 전체 수록곡이 어쿠스틱으로 이뤄져야 맞다.”(호란) “세계적으로 유명한 어쿠스틱 아티스트들은 많다. 우리나라도 그런 날이 왔으면 한다.”(거정)
예능과 연기, MC 등 다양한 활동을 해온 호란에게 다른 계획을 묻자 “이바디”라는 단답형 대답이 돌아온다. “그동안 노래가 너무 어렵게 느껴졌다. 하지만 지금은 어느 정도 안정감을 찾았고 노래를 너무 부르고 싶어졌다.”며 그는 앞으로의 공연계획에 기대감을 나타내며 “얼른 공연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서도 역시 공연이었다. “큰 공연장에서 공연도 하고 싶고, 세계적으로 공연 뿐 아니라 서로 피드백이 가능한 음악환경이 마련됐으면 좋겠어요.”(저스틴)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장르의 뮤지션들의 음악이 소개될 수 있는 장이 있었으면 좋겠어요.”(거정) 왠지 라디오가 너무 잘 어울린다는 말에 호란은 “안 그래도 라디오 고정 팟 캐스트 만들려구요.(웃음)”라며 “저희끼리 하면 잘할 것 같아요.”하며 라디오에 대한 욕심도 숨기지 않았다.
타협하지 않고, 좋은 음악과 소리를 내는 데 집중하고 싶다는 이바디. “3집은 1집과 2집의 장점과 이바디만의 색깔이 합쳐진 또 다른 앨범이 나오지 않을까 한다”는
한편 이바디는 오는 12월 10일 대구 공연을 시작으로, 16일~18일 서울, 24일~25일 부산 등에서 콘서트를 열고 그들만의 어쿠스틱한 감성을 전할 예정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유민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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