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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혜교는 극중 자신의 생일날 17세 소년의 뺑소니 오토바이 사고로 약혼자를 잃은 다큐멘터리 PD 다혜를 연기했다. 사랑하는 사람을 죽였지만 어린 가해자를 용서하면 그나마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탄원서까지 써줬다. 하지만 1년 뒤 자신의 용서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불러일으키게 됐다는 사실에 혼란과 분노, 슬픔을 느낀다.
27일 개봉하는 영화는 다혜와 아버지로부터 상습적인 폭력에 시달리며 분노하는 고등학생 지민(남지현)의 동거를 통해 ‘용서의 위선’을 끊임없이 질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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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를 접하기 전에는 가해자나 피해자, 용서에 관한 것들에 크게 관심이 있지도 않고 잘 몰랐어요. 다혜와 같이 배우면서 간 거죠. 영화는 다혜가 용서를 하면서 시작되잖아요. 그런데 저는 용서를 하지 않았다고 생각하고 시작했어요. 주변에서 최선의 방향이라고 얘기하는데 다혜는 본인이 혼자 희생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마음 속 깊이 진심을 감쳐둔 것 같았어요. 그러다 여러 가지 일이 터지면서 감정이 변화하고 움직이게 된 거죠. 다행히 감독님이 순차적으로 찍으셔서 연기에 몰입하기 좋았고 덜 힘들었어요.”(웃음)
덜 힘들었다고는 하지만 다혜를 연기하는 데에는 많은 고민과 생각이 필요했을 것 같다.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었느냐고 묻자 “이제까지 어떤 연기를 할 때도 그렇게 생각한 적이 없었다”며 단호했다.
“개인적으로 저는 포기하고 싶어지는 순간이 온다 싶으면 더 오기가 발동하는 것 같아요. 더 열심히 해서 ‘못한다’거나 ‘왜 저래?’라는 소리를 못하게 해야지, 혹은 그런 말 안 들리게 해야지라고 생각해요. 원래 성격이 그렇지는 않지만 연기를 하면서 그런 생각을 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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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처럼 약간은 무겁고 생각할 거리를 전달해주는 영화를 택한 게 같은 이미지가 반복되는 모습이 싫어서일까. 송혜교는 전작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지 하는 생각으로 독한 마음을 먹고 이 작품을 선택한 게 아니라고 했다.
그는 “이미지 변화에 대해서 그렇게 생각이 많은 편은 아니다. ‘페티쉬’나 ‘러브 포 세일’ 같은 영화도 인연이 돼 참여하게 된 것”이라며 “앞으로 밝고 명랑한 캐릭터의 시나리오나 대본이 나오면 영화나 드라마에서 또 그 역할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오늘’은 송혜교가 먼저 하고 싶다며 이 감독에게 접촉한 경우다. 어떤 내용인 지도 몰랐고, 이 감독도 절대 송혜교를 주인공으로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었다. 하지만 송혜교는 이 감독의 집요할 만큼 섬세한 연출력을 느껴보고 싶었다. 그렇게 먼저 연락해 만나본 뒤 “절대 송혜교는 다혜 역에 맞지 않는다”는 감독의 생각도 바꿔놓았다.
이번 영화의 마지막 컷을 찍고 “정말 뒤도 안 돌아보고 집에 올 정도로 후련했다”는 송혜교. 자신의 연기를 항상 부족하다고 느끼듯이 이번에도 그렇다고 했지만 “영화는 전체적으로 감독이 전하고자하는 방향대로 나온 것 같아 만족한다”며 좋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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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전 서른 살이 된 지도 모르고 있었어요. 인터뷰를 하면서 다들 깨우쳐주고 가셨어요. ‘아, 그래서 내가 피로하고 체력적으로 지치는 것이구나’라고 생각했다니까요.(웃음) 유럽 에이전시와 계약한 것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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