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 폐막작 ‘내 어머니의 연대기’가 공개됐다.
13일 오후 해운대 우동 영화의전당에서 영화 ‘내 어머니의 연대기’ 시사회 및 기자회견이 열렸다.
하라다 감독은 “요즘에는 독신자로 사는 경향이 생기면서 대가족이 붕괴되고 있다는 소리를 듣는다”며 “영화를 보고 어머니의 위대한 힘을 느끼고 확인하는 시간이 됐으면 한다”고 바랐다.
‘내 어머니의 연대기’는 일본의 작가 야스시 이노우에(1907~1991)가 쓴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누마즈 출신 감독은 동향인 야스시 작가의 작품을 읽지 않았다. 하지만 쉰 살이 넘어 고향과 이 작가의 작품에 대해 관심이 생겨 10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영화를 완성했다.
원작은 아버지와 어머니, 아들의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영화는 어머니와 아들, 그 아들의 딸을 중점으로 다뤘다.
부와 명예를 거머쥔 성공적인 작가 코사쿠 이가미는 엄격한 가장이지만, 동시에 다정다감한 아버지이자 남편이다.
시골집에 사는 아버지가 사망한 뒤, 어머니에게 치매가 찾아온다. 코사쿠는 어린 시절 어머니가 자신을 할아버지의 첩에게 보냈다는 사실 때문에 어머니에 대한 원망을 가슴에 품고 산다.
하지만 어머니가 자신이 어린 시절 써두었던 시가 적힌 낡은 종이를 지금껏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어머니가 자신을 보낸 진짜 이유를 안 뒤 마음 속 상처가 치유된다.
영화는 전체적으로 시골집과 길, 산속, 바다를 배경으로 잔잔한 분위기를 띈다. 그 분위기와 어울려 내용이 감동적으로 차분히 전개된다. 점점 기억을 잃어가는 어머니와 어린 시절 기억을 찾아가는 대비가 탁월하다.
감독은 아들의 딸과 고향이라는 두 가지를 통해 한 폭의 그림을 그려 넣었다. 특별한 기술을 사용하지 않았음에도 관객을 빠져들게 만든다. 특히 치매에 걸린 어머니가 아들을 찾아 바다로 향하고, 아들이 어머니와 마주하는 장면은 압권이다.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개막작 ‘오직 그대만’이 젊고 열정적이라면 폐막작은 조용히 마무리하며 사람들을 깊게 끌어들이는 작
키키 그린이 치매 어머니, 야쿠쇼 코지가 아들, 미야자키 아오이가 야쿠쇼의 딸로 열연했다. 하라다 감독의 아들이 영화의 편집에 참여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해운대?(부산)=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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