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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향 감독의 9년만 복귀작 영화 ‘오늘’ 이 12일 오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진행된 언론시사회를 통해 베일을 벗었다.
영화 ‘오늘’ 은 현대 사회에서 피해자들에게 강요되는 용서와 그 안의 부조리를 한 여자의 상처를 통해 그려낸 작품. 사랑의 상처, 순간의 후회, 용서의 진실 속에서 가슴 먹먹한 여운과 감동을 동시에 가져다준다.
특히 국내를 넘어 아시아를 활동무대로 종횡무진 활약해온 ‘여신’ 송혜교의 새로운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굉장한 주목을 받고 있다.
송혜교는 극중 17살 전과 소년에게 사랑하는 약혼자를 읽은 다큐멘터리 PD 다혜 역을 맡았다. 사랑하는 사라믈 죽인 어린 가해자를 용서하면 모두가 행보해질 것이라 믿었던 다혜. 하지만 1년 후, 자신의 요서가 뜻하지 않은 결과를 낳았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 속에서 송혜교는 절제된 내면연기와 섬세한 심리 묘사를 리얼하게 표현한다. 대부분 아름다운 얼굴을 지닌 배우들은 뛰어난 미모로 빠른 시간 안에 시선을 사로잡지만 극적 몰입도를 떨어드리고 연기력은 다소 저평가되기 일쑤였다.
비교적 다양한 캐릭터를 통해 이같은 한계점을 보완해오고자 했던 송혜교의 도전은 이번 작품을 통해 결실을 맺었다. 그간 도회적이고 화려한 이미지에서 벗어나 내면의 상처를 품은 여주인공의 심리를 담담하게 표현, 극의 메시지를 명쾌하게 전달했다.
올해 최고 라이징 스타, 남지현의 열연 역시 눈여겨볼만 하다. 가족에게 버림받은 천재소녀 지민 역을 맡은 그는 뛰어난 머리로 고등학교를 조기 졸업하고 미국 명문대에 합격했다. 남들이 부러워할만한 집안의 딸이지만 폭력적인 아버지와 방관자인 어머니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있다.
유학을 앞두고 친언니처럼 따르는 오빠의 친구 다혜(송혜교)의 집에서 머물면서 서로의 상처를 치유하기 시작한다. 다큐멘터리 PD 다혜의 촬영 조수로 따라 나서는 지민은 용서라는 것이 과연 존재하는 것인지, 누굴 위한 용서인지 다혜에게 반문한다.
영화는 사회에서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혹은 절대적인 진리로 통용되는 ‘용서’ 에 대해 묻는다. 진정 피해자는 가해자를 용서해야만 하는 것인 지, 용서 하지 않는 자유는 없는 것인지 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 당신의 ‘오늘’ 을 빼앗아 버린 누군가를 쉽게 용서해버리는 것은 과연 누굴 위한 ‘선’ 인지 다시금 되짚
영화를 보는 내내 관객들은 조금 머리가 지끈 거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답답함과 혼란스러움은 꼭 한번 진지하게 우리가 경험해봐야 할 고뇌라고 말하고 싶다. 러닝타임 119분, 상영등급 미정, 오는 27일 개봉.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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