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기는 그냥 승기로 봐 주세요, 강호동을 대신할 누군가가 아니라…”
최근 만난 한 지상파 스타PD의 말이다. 강호동이 연예계를 잠정 은퇴하자, 지상파 3사는 물론 방송가는 너나할 것 없이 ‘포스트 강호동 찾기’에 나섰다. 갑작스런 ‘1인자’ 의 부재로 그가 맡고 있던 주요 프로그램에 비상이 걸렸고, 그의 빈자리를 채울 누군가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과도한 ‘포스트 강호동 찾기’ 는 방송인 본연의 개성을 모두 획일화 시켰다. 김병만의 경우 강호동과 유재석이 있을 당시에도 자신만의 독특한 영역을 가진 개성강한 개그맨으로 이들 못지않은 영향력을 지니고 있었다. 이승기, 이수근 역시 강호동을 대신하는 것이 아닌 강호동과는 또 다른 장점과 특유의 무기로 프로그램을 풍성하게 만든 인물들이다.
각기 다른 강점을 지닌 이들을 ‘강호동 보다 더 혹은 덜’ 의 잣대로 평가하는 시선은 위험하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포스트 강호동’ 에 목을 맬 것이 아니라 전혀 다른 캐릭터 발굴, 혹은 우리가 지금껏 간과해왔던 다른 매력적인 요소들에 눈을 돌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만난 스타PD는 “강호동의 빈자리에 들어간 MC는 어쩔 수 없이 그의 아우라, 기존에 시청자가 익숙해진 그 분위기 무언가와 비교될 수밖에 없다”며 “하지만 그보다 못한 것도 그보다 뛰어난 것도 아니다. 그냥 또 다른 색깔을 가진 것 뿐이다. 다만 그것이 대중적으로 호감이냐 비호감이냐 문제지 강호동보다 못하다 뛰어 넘는다의 문제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호동의 부재로 연예계는 위기 아닌 더 풍성해질 기회일 지도 모른다. 그의 빈자리를 매꿀 ‘그와 같은’ 누군가가 아닌 그의 절대적인 존재감으로 우리가 미처 알지 몰했던 새로운 인재들을 대거 발굴할 수도 있다”며 “꼭 새로운 누군가가 아니어도 2인자들이 자신들의 색깔을 더 잘 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현재 강호동, 혹은 유재석과의 비교를 통해 평가의 잣대를 들이댄다면 어떤 누구도 부담감을 떨쳐낼 수 없을 것이다. 그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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