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선보이는 307편의 영화중 꼭 놓쳐서는 안 될 영화가 있다. 다수의 프로그래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한 부산국제영화제의 ‘꽃 중의 꽃’ 7편의 영화들을 소개한다.
#1=오직 그대만 (한국‧ 개막작)
과거 상처 때문에 마음 문을 굳게 닫고 살아가던 전직 복서 철민(소지섭)과 서서히 시력을 잃어가는 텔레마케터 정화(한효주)의 치명적 러브 스토리. 생략ㆍ절제미가 압권. 말과 액션을 남발하지 않는다. 감독은 롱 쇼트, 롱 테이크 위주의 예의 정적 스타일을 해체시키며 뜻밖의 대중적 감성ㆍ호흡을 뽐낸다. 소지섭 한효주 주연, 송일곤 감독.
*프로그래머의 평: 송일곤의 ‘재발견’, 절제미가 돋보이는 비통속 로맨스.
#2=점프 아쉰(대만ㆍ아시아영화의 창)
성장과 스포츠의 결합. 모친의 반대로 체조선수의 생활을 접은 아쉰은 수족관에서 폭력의 과잉대응으로 조직폭력배의 세계로 접어든다. 여행을 떠난 연어가 회귀하듯이 아쉰은 다시 체육관으로 복귀한다. 전직 체조선수였던 조직의 보스가 일년 안에 금메달을 따는 조건으로 복귀를 허락한 것. 장애를 극복하고 경기에 임하는 한 청년의 성장기를 스포츠를 통해 담았다. 린 유신 감독.
*프로그래머의 평: 혼란에 빠진 한 청년이 스포츠를 통해 인생을 되찾는 감동 성장영화.
#3=18Days(이집트ㆍ월드시네마)
올해 칸영화제가 처음 도입한 ‘게스트 국가’ 프로그램의 주인공이었던 이집트를 대표해 갈라로 상영된 작품. 이집트 혁명을 소재로 한 단편 10개로 구성된 옴니버스 영화다. 유머러스하면서도 진지하다. 아이러니한 전개가 매력적이다. 아메드 알라, 유스리 나스랄라, 아마드 압달라, 마리암 아부 우프, 칼레드 마레이, 셰라프 벤다리, 모하메드 알리, 마르완 하메드, 캄라 아부 지크리, 셰리프 아라파 감독.
*프로그래머의 평: 서민의 시각에서 본 혁명, 결과에 대해서는 냉정한 비전을 견지한 작품.
#4=동학, 수운 최제우(한국ㆍ뉴커런츠)
한 50대 신예 감독이 7000만원 빚으로 빚어낸 시대극이다. 신념을 지키기 위해 죽음마저 마다하지 않는 실존 인물 수운 최제우의 이야기를 그렸다. 박영철 감독.
*프로그래머의 평: 지극히 영화스러운 작품.
#5=아티스트(프랑스‧ 오픈 시네마)
무성영화에 대한 오마주로 만들어진 재치 넘치는 수작. 할리우드 무성영화 스타 조지 발렌타인은 우연히 알게 된 페피 밀러라는 젊은 여성에게 호감을 갖는다. 과거의 영화 스타일을 고수하는 그의 인기는 점차 시들해지는 반면 그녀는 최고의 인기 스타로 등극한다. 즐거운 소재와 신나는 음악 속에서도 예술과 영화에 대한 성찰 또한 잊지 않았다. 미셸 아자나비시우스 감독.
*프로그래머의 평 : 흑백영화에 대사가 없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은 작품.
#6=그레이브 인카운터(캐나다‧ 미드나잇 패션)
유령을 쫓는 리얼리트 쇼 진행자는 지난 몇 년간 기이한 현상들이 일어났다는 컬링우드 정신병원을 찾는다. 좀 더 충격적인 장면을 담기위해 자진하여 하룻밤 동안 건물에 갇혀 지내면서 모든 초자연적인 현상을 조사하고 카메라에 기록하기 시작한다. 이들 일행들은 끝없는 복도의 미로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동안 병원의 숨겨져 있는 어두운 과거를 알게 된다.
*프로그래머의 평 : 인간의 공포 심리를 극대화 시키는 연출력이 돋보인다.
#7=내 어머니의 연대기(일본‧ 폐막작)
일본의 저명한 작가 야스시 이노우에의 자전적 소설을 바탕으로 한 영화. 부와 명예를 거머쥔 성공적인 작가 코사쿠 이가미는 엄격한 가장이자 다정다감한 아버지다. 아버지가 돌아
가신 뒤 그의 어머니에게 치매가 찾아온다. ‘어머니의사랑’을 주요 테마로 했지만 ‘기억’에 관한 메시지가 담겼다. 하라다 마사토 감독.
프로그래머의 평 : 물결처럼 잔잔한, 깊이를 알 수 없는 어머니의 사랑을 깨닫게 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한현정기자 kiki2022@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