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월요일 예능 KBS 2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와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는 그 선두주자로 칭송받고 있다. 이 외에도 몇몇 프로그램이 착한 예능이라는 이름표를 얻고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일부 방송들을 제외하면 독설과 막말 등이 줄고 있는 것 같긴 하다. 하지만 이들 프로그램이 과연 착한 예능일까.
이들이 극도로 자극적이지 않았던 건 맞다. 신선하긴 하지만 밋밋하다는 의견이 많다는 반응으로 수긍할 수 있다. 자연으로 캠핑을 떠난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 일반인들과 교류하는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사생활을 캐묻기보다는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놓는 MBC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는 다른 예능 프로그램들과 달라 보이긴 하다.
하지만 다른 프로그램도 극도로 자극적이거나 선정적인 예능이라고는 꼬집을 수 없다. 도대체 착하거나 혹은 나쁜 정도를 어떻게 평가해야 할 지 알 수 없다. 조작 방송이나 선정적, 공격적 말투는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격이다.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26일 방송은 사기 논란에 휩싸였다. 출연자 중 1명인 ‘조선시대녀’는 보수적인 아버지 때문에 반팔 티셔츠조차 입지 못해 칠부 소매를 입는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한 케이블 방송에서 빵을 좋아하는 여자로 등장했고, 당시 짧은 옷을 입은 사실이 누리꾼들에 의해 포착됐다. 당사자가 게시판에 “7부 티에 긴 바지를 입었는데 시기가 여름이라 제작진이 옷을 갈아입을 것을 권유해 짧은 티셔츠를 입게 됐다”라고 올린 해명은 조작 논란이라는 시청자들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제작진은 “이 출연자가 빵을 좋아하는 여성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빵을 좋아하는 것도 사실이고, 조선시대 분위기를 풍기는 것도 사실이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사실을 왜곡하지는 않았다”고 해명했다.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는 출연자가 자신을 긍정하는 말로 시작한다. 이후 주변 인물들과 시청자들이 이 출연자를 좋아하고 싫어하는 이유를 전하며 쌓아뒀던 이야기들을 ‘자기 폭로’하는 형식을 띈다. 이 콘셉트가 엄청나게 자극적이고 선정적이진 않지만, 충격 발언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최근 출연한 유준상은 부인 홍은희를 “독 품은 천사”라고 표현했다. MC들의 추가질문이 이어졌고 유준상과 MC는 좋은 분위기로 넘어갔다. 하지만 “독 품은 천사” 발언을 유도한 것도 MC였다. 가수 옥주현은 요가 사업 실패를 털어놓으며 “그냥 다 놓고 싶었고 ‘내가 죽어버리면 다 해결되지 않을까’라는 극단적인 생각까지 들었다”는 고백을 하기도 했다.
인생살기가 힘들다고 고백하며 살빼기에 나선 이들의 도전을 담은 SBS ‘빅토리’의 기획 의도는 좋다. 하지만 재능을 발굴하는 오디션이 아니라 살을 뺄 수 있도록 도와주는 프로그램이 한 주에 한 명씩 탈락자를 내놓는 게 잔인하다는 평가가 공존하고 있다는 것은 이 프로그램이 착할 수만은 없다는 것을 생각하게 한다.
아울러 MBC ‘무한도전’은 사회적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지만, 최근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방송 중 고성이나 저속한 표현을 사용한다는 등을 이유로 경고 의견 조치를 받기도 했다.
여타 다른 프로그램들도 소위 말하는 착하다고만 할 수 없는 프로그램이 왕왕 있다. 에피소드가 그럴 수도 있고, 게스트가 누구냐에 따라서도 달라질 수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