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지우는 24일 첫 방송된 MBC 새 수목드라마 '지고는 못살아'(극본 이숙진/연출 이재동)에서 억척스럽고 털털한 '바가지녀' 이은재로 분했다.
대외적으로는 잘 나가는 변호사지만 생활 면면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집 밖에서 보여주는 완벽한 겉모습과는 거리가 먼, 쓰레기장을 방불케 하는 집에서 살고 있다. 치울 생각은 없다. 불편하지 않기 때문에.
그간 최지우가 보여줘 온 캐릭터와 비교하면 180도 변신이다. 그동안 주로 멜로극에서 눈물의 여왕으로 활약해 온 최지우는 드라마 '에어시티'에서 프로페셔널한 이미지로 변신을 시도했지만 기존 이미지를 뒤엎는 데 실패했다.
이후 드라마 '스타의 연인'에서 발랄하고 사랑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며 조금씩 변화의 기미를 보이더니 '1박2일'에서 본 모습을 보여주기가 무섭게 '지고는 못살아'에서 제대로 망가졌다.
목 늘어난 티셔츠에 헐렁한 트레이닝 바지, 고무줄 하나로 질끈 묶은 머리에 코 위에 얹어놓은듯한 뿔테 안경. 일상 속 우리네 여성의 모습을 실감나게 표현해냈다. 물론 그 와중에도 빛나는 미모는 어쩔 수 없지만.
데뷔 처음으로 기혼 주부 역할을 맡은 만큼 생활력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어찌 보면 배우로서 당연한 변화겠지만, 기존 최지우의 필모그래피에 비춰봤을 때 파격 변신이 아닐 수 없다.
스스로도 반신반의했던 망가지는 연기에 대한 시청자 반응은 다행스럽게도 호의적이다. 시청자들은 "너무 귀엽고 재미있다" "망가졌는데도 너무 아름다운 거 아님?" "최지우 이런 이미지도 괜찮네" 등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내놓고 있다.
이제 갓 첫 회를 마쳤을 뿐이지만 드라마 자체에 대한 평가도 나쁘지 않은 만큼 이대로만 간다면 최지우의 야심찬 변신 카드는 성공적으로 평가받을 듯 하다. 한 때 지독한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기도 했지만 최지우도 어느새 데뷔 17년째. 이젠 변신을 즐길 때다.
한편 이날 '지고는 못살아'는 6.2%(AGB닐슨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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