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맨틱가이 공유, '도가니' 만난 후 변했다?

로맨틱코미디의 대명사, 공유가 변했다. 불편한 진실을 담은 사건의 중심에 맞서는 정의로운 인물로. 검은 권력 앞에 무력함을 보이기도 하지만 결코 희망에 대한 의지를 놓지 않는다.
달달했던 ‘김종욱찾기’ 이후 공유가 택한 컴백작은 ‘도가니’(감독 황동혁)다. 소설가 공지영의 2009년 출간한 동명의 베스트셀러를 원작으로 한 ‘도가니’는 2005년 무진의 한 청각장애학교에서 벌어진 충격 실화를 극화한 작품이다.
자애학원에 새로 부임한 미술교사가 교장과 교사들에게 학대당하던 아이들을 위해 진실을 밝히는 과정을 그린 영화 에서 공유는 상처받은 아이들을 위로하고 그들을 위해 세상에 진실을 말하는 사려 깊고 진지한 미술교사 강인호로 분했다.
‘커피프린스 1호점’ ‘김종욱찾기’ 등 로맨틱코미디 장르에 강점을 보여 온 공유의 연기 변신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공유는 22일 오전 서울 성동구 CGV왕십리에서 진행된 제작보고회에서 “캐릭터 변신이라고 표현하기엔 부담스럽고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공유는 “개인적으로 굉장히 부담스럽다. 전작들로 얻은 호칭에서의 변신이라는 것은 배우로서 부담스러운 표현이다”며 “변신을 의도한 것은 아니고 그때그때 작품에 맞게 최선을 다 할 뿐이다”고 말했다.
군대 병장 시절 진급 선물로 받은 소설 ‘도가니’를 접하고 충격을 받고 공지영 작가에게 소설의 영화화를 직접 제안할 정도로 적극적인 관심을 보였다. .
공유는 “책을 다 읽은 뒤 이유를 모르게 심장이 쿵쾅거리는 느낌이었다. 마지막 휴가를 나갔을 때 지인을 통해 공지영 작가에게 혹시 이 소설이 영화화 될 수 있겠는지 물어봤는데, 그게 이 자리에서 인사드리게 된 시점까지 된 것이다”고 말했다.
평소 성격에도 진지한 면이 있다고 고백한 공유는 “그냥 좀 막연했던 것 같다. 만약 이 작품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무조건 출연해야지 하는 마음이었고, 1년 여 좀 넘는 시간 동안 영화로 제작디 돼 개인적으로 배우로서 행복했다”고 말했다.
공유는 “마음이 앞서서, 내 욕심 때문에 그걸 다 감당하거나 담을 수 없는 작은 그릇임에도 불구하고 내가 덤빈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 걱정이다. 영화 개봉이 두렵다”고 작품 개봉을 앞둔 심경을 솔직하게 드러냈다.
특히 공유는 “나는 영웅이 나오는 영화를 찍고 싶지 않았다. 인호를 보면서 나 혹은 이 시대를 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아닌가 생각했다”며 “최대한 현실적으로 담고 싶었는데, 연기할 때 쉽지 않더라”고 연기 고민을 토로했다.
하지만 황동혁 감독은 공유의 연기에 대해 “전혀 누가 되지 않았다. 전작 다니엘 헤니 때도 그랬지만 직접 만나본 공유는 화면 속에서와 다른 부분이 분명 있었다. 군대에서 읽은 책을 영화화하고 싶다고 생각했을 정도로 바르고 정직한, 욕심이 많은 인물이었다”며 착하고 바른 심성으로 끝까지 너무 잘 해내줬다“고 칭찬했다.
공유는 “4개월 가량 촬영했는데, 4개월간 아팠다. 이유 없이 가라앉는 순간이 촬영 이외에도 많았다”며 “아팠지만 어느 영화보다 행복했던 기억으로 남는다”고 남다른 감회를 드러냈다.
‘도가니’는 ‘마이 파더’의 예리한 시선으로 충무로의 주목을 받은 황동혁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9월 22일 개봉.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