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일일드라마 ‘불굴의 며느리’에서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는 ‘퀸스그룹’의 후계자인 재벌 2세 ‘문신우’로 분한 탤런트 박윤재(30) 이야기다.
깔끔한 슈트 차림에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성큼성큼 인터뷰 장소를 향해 다가오는 박윤재. 마치 극중 한 여자만을 사랑하는 ‘완벽남’ 문신우가 브라운관 밖으로 튀어나온 듯 했다.
드라마 속 문신우처럼 흠 잡을 데 없는 남자로 보이는 그의 실제 성격이 궁금해졌다. “극중 캐릭터와 비슷한 편이에요. 신우는 재벌남 치고 인간미가 있죠. 신우도 사실 완벽하기만 한 남자는 아니에요. 약간 허당이죠.(웃음) 저도 신우처럼 편안한 남자에요. 하하. 특히 여자에게 배려를 많이 해주는 편이에요.” 말 한마디 한마디에 자신감이 배어났다.
현실 속 그 역시 마찬가지란다. 그는 여성을 볼 때 외모, 조건 등 속물적인 요소는 뒤로 한 채 자신의 마음이 시키는 대로 움직인다고 했다.
“신우가 영심을 쟁취했듯 마음에 드는 여자라면 적어도 10번은 찍지 않을까요?(웃음) 조건이 뒤쳐져도 마음만 통하면 사랑은 얼마든지 가능해요. 나이차도 중요하지 않고요. 사랑을 하면 푹 빠지는 스타일이에요.”
실제 이상형을 물었더니 주저 없이 신애라를 꼽았다. 두 사람은 무려 12살 차이가 나는 띠동갑임에도 불구하고 척척 맞는 연기 호흡을 자랑한다. 그는 “신애라 선배님처럼 친구 같이 편한 스타일이 이상형이에요. 외모보다는 저랑 성격이 잘 맞았으면 좋겠어요”라며 미소 지었다.
대선배 신애라 덕에 ‘불굴의 며느리’ 속 청일점인 그는 어느 때보다도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서 촬영하고 있다. 신애라를 비롯해 강부자, 김보연, 임예진, 이하늬 등 각기 다른 개성의 ‘기 센’ 여자들과 연기하기에 불편하지는 않을까.
“아무래도 편치는 않죠. 하하. 여자 선배들 사이에서 연기를 하다보면 기에 눌리는 것도 같아요. 하지만 그 분위기가 싫지 않아요. 오히려 재밌고요. 선배님들이 옆에서 많이 예뻐해 주시고 잘 챙겨주셔서 감사해요.”
“다섯 번의 오디션 끝에 캐스팅됐어요. 제게는 정말 큰 행운과도 같아요. 지금까지 제 인생에서 가장 큰 기회이고 가장 큰 역할이고 가장 중요한 일이에요. 물론 촬영하느라 힘들고 일주일에 쉬는 시간도 거의 없긴 하지만 촬영 현장에 나와 있는 것 자체가 정말 행복해요."(웃음)
“처음엔 ‘채림 동생’이란 말이 되게 싫었어요. 제 이름이 가려지는 것 같았죠. 그런데 나이가 들고 보니 그런 타이틀이 부담스럽기보다는 좋게 느껴지더라고요. 누나랑 부모님이 드라마 챙겨보면서 조언과 질책을 아낌없이 해주세요. 그야말로 복 받은 놈이죠. (웃음)”
누나 채림과 같은 직업을 갖고 있는 것에 대해 단점보다 장점이 훨씬 많다는 그는 “‘채림 동생 박윤재’든 ‘연기자 박윤재’ 든 그냥 제가 연기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좋아요. 어떻게 불리느냐는 중요하지 않아요. 지금 이 순간이 만족스럽고 행복한걸요”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윤재는 앞으로 누나 못지않은 진정한 연기자로 성장하고 싶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 악역, 선한역 할 것 없이 모든 캐릭터들을 시도하고 싶다고 했다.
“20대 때는 단지 스타가 되길 바랐고 큰 인기를 얻고 싶었어요. 말 그대로 겉멋만 든 거죠. 30대가 되니 배우로서 임하는 자세가 달라질 수밖에 없더라고요. 이제는 책임감 있게 그리고 안정적으로 제게 주어진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박윤재는 올해로 만 30세를 맞이했다. 배우로서 비교적 늦은 나이에 꽃을 피웠지만 이에 개의치 않고 묵묵히 배우의 길을 향해 한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그런 모습이 오히려 여유로워 보이기까지 했다.
“사람들이 계속 보고 싶어 하는 배우가 되는 것이 목표에요.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현정 인턴기자/ 사진= 팬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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