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에릭이 한예슬의 공식사과 및 복귀로 봉합된 ’스파이명월 사태’와 관련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KBS 2TV ’스파이 명월’ 남주인공으로 출연 중인 에릭은 17일 오후 11시께 자신의 트위터에 남긴 장문의 글을 통해 한예슬의 이탈과 복귀를 바로 옆에서 지켜본 편치 않은 심경을 고백했다.
에릭은 "극적인 화해라...명월씨가 출국하고 나서 그래도 방송은 나가야하고 시청자와의 약속과 금전적인 계약서의 약속도 현실적으로 있기에 다시 열심히 끝까지 잘 마무리하자 모두 화이팅을 했지만, 막상 이렇게 다시 아무렇지 않은 척 촬영을 이어가는 모두의 마음은 편치 않을 듯 싶습니다"라고 밝혔다.
에릭은 "사실 이런 큰 사건들에 관해서는 견해보단 사실들을 가지고 여러 사람들이 자신들의 가치관에 맞게 생각하시면 되고, 어느 쪽이든 백프로의 선과 백프로의 악은 없다고 봅니다"고 이번 사태를 바라보는 분분한 시각에 대한 입장을 드러냈다.
하지만 에릭은 "가장 오해받는 사실들에 대한 제가 본 입장들은"이라며 한예슬이 촬영 거부 이유로 거론한 쪽대본에 대해 "쪽대본? 없습니다. 작가님 바뀌면서 미리 찍어둔 싱가폴신의 연결 개연성문제로 한 두 차례 수정신 대본 나온 적은 있어도 매주 책대본으로 받아보고, 팀카페에선 더 일찍도 볼라면 볼 수 있습니다"고 전했다.
연출자 황인혁 PD와의 불화설에 대해서는 "감독님 욕설로 인한 불화설? 감독님 항상 편하게 말씀해주세요 해도 매순간 존대하십니다"고 한예슬의 주장과 다소 상반된 입장을 보였다.
에릭은 "밤샘 촬영으로 인한 명월씨의 노고. 사실입니다. 드라마초반에 힘들어 링겔 맞고 있어 촬영장 좀 늦는다고 포토메일 보낸 적도 있습니다"고 적었으며, 이날 오후 공개된 스태프 성명서에 대해서도 "사실입니다. 전 스태프와 촬영장에서 어제그제 촬영한 배우들은 사실인정하고 서명한 걸로 압니다. 아무래도 전국민이 보는 신문이니 실명을 적은 성명서는 공개하지 않은듯 합니다"고 밝혔다.
에릭은 "끝까지 서로 덮어주고 잘 마무리했으면 좋았겠지만, 어쨌든 이렇게 공개된 마당에 판단은 국민들의 몫이고 잘잘못 따질 필요도 없지만, 오해로 인한 누명은 있어선 안된다고 봅니다다"며 "현장에서 매일 지켜본 사람 중 하나로서 증명될 수 있었음 합니다"고 말했다.
이번 사태로 인해 불거진 드라마 제작 환경에 대한 지적과 관련, 에릭은 "제작 여건에 관한 아쉬움은 모든 스태프와 배우들과 마찬가지로 저 역시 아쉬운 점입니다"라면서 "제 견해를 한번 말씀드리자면, 제작환경개선이 누구를 위해서인가?가 먼저 설정되어야 할 것입니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에릭은 "이미 자기 일에 대한 보수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편하고자함인가. 함께 고생하고 적은 월급으로 배우들보다 많은 시간 고생하는’스태프’들을 위해서인가. 미래에 ’후배’들이 편하게 일하게 해주기 위함인가. 이세가지가 될 수 있겠네요"라며 "저 역시 미래의 후배들이 좋은 여건 속에서 촬영했으면 하는 마음은 있지만, 사실 매일 살 부딪치는 동생들 같은 때론 형님들 같은 스태프들이 누군지 모르는 제 미래의 ’후배’보단 제 견해로썬 더 소중합니다"고 부연했다.
생방송 드라마의 대안으로 사전제작 드라마 강화를 주장하는 일각에 현실적 어려움을 항변한 에릭은 "저 역시 많은 작품들을 경험해봤다고 말하기엔 이르지만, 분명 지금이 내연기 인생에서 최악의 여건은 아닙니다. 하물며 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작품과 경험이 있으신 이순재 선생님의 발언과 현장의 이덕화 선배님의 조언을 듣고 자면, 더 힘든 것들을 겪으신 지금의 저보다 훨씬 대단하셨던 당대 최고의 연기선배님들 앞에서, 감히 개혁을 외치기엔 제자신은 너무 작습니다"고 솔직한 속내를 밝혔다.
끝으로 에릭은 "윗분들도 좀 더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여 주셨으면 합니다. 한 인간의 과오를 덮어 주는 건 분명 신실한 일이지만, 용기 있게 그 잘못을 지적해 바로 잡아 주지 않거나, 그 과오로 인해 아직도 피 흘리고 있는 그들의 목소리를 외면한다면, 그건 그 사람의 실수의 ’용서’가 아니라 ’용납’이 될 것입니다"고 단순히 갈등 봉합으로 사태가 해결되지 않아야 함을 강조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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