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KBS 신관 국제회의실에서 진행된 KBS 2TV 월화드라마 ‘스파이명월’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고영탁 KBS 드라마국장, 이강현 정성효 CP는 이른바 ‘한예슬 사태’에 대한 방송사 공식 입장을 전했다.
고영탁 국장은 “이번 일은 그 누구도 일어날 것이라고 상상할 수 없는 일이며 방송사상 유래를 찾을 수 없는 중대한 사태라고 판단하고 있다. 여주인공의 어처구니없는 처신으로 시청자와의 약속인 드라마가 중대한 국면을 맞게 됐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고 국장은 “KBS는 이런 사태를 야기한 한예슬씨의 행동은 일방적이고 무책임한 행위이며, 어떤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입장을 밝혔다.
고 국장은 “KBS는 여주인공의 무책임한 처신으로 빚어진 ‘스파이명월’의 제작 파행을 최소화하고 끝까지 제작을 진행하고 드라마 방영을 완료해 시청자들과 약속을 지키겠다”며 “여주인공을 새로 교체 캐스팅해, 대체 배역이라는 비상수단을 강구해서라도 시청자와의 엄중한 약속을 준수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KBS 측은 여주인공 명월 역에 다른 배우를 교체 캐스팅 해 드라마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정성효 CP는 “제작사와 상의해 빠른 시일 내에 (교체 캐스팅을)결정하고 찾으려 한다. 오늘 11회 방송이 나가는데 최대한 제작 일정을 맞추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강현 CP는 “현재 11, 12회 대본이 나와있는 상태로, 한예슬이 복귀했을 경우와 복귀하지 않았을 경우를 대비해서 후속 대본 작업을 작가, 연출진과 상의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복귀가 어렵다는 판단이 든다. 한예슬 무단 이탈 전 촬영분에 문정혁과 러브라인 형성하는 부분이 담겨있는데, 명월을 빼고 제 2의 인물로 가는 것보단 대체 캐스팅의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 CP는 “드라마 콘셉트상 여주인공이 중심 인물인데, 어떤 상황이라도 여주인공이 사라져 버리면 작품을 완성도 있게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배우를 바꿔서라도 의도했던 방향 그대로 가는 게 최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스파이명월’ 제작사 이김프로덕션(이하 이김) 역시 보도자료를 통해 한예슬의 촬영 거부 및 무단 이탈 관련 민형사상 법적 책임을 묻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이김 측은 “제작사는 촬영현장에서 한예슬이 본인 위주로 대본 수정을 요청하고 스케줄 변경을 요구하거나 촬영장에 지각하는 경우에도 최대한 한예슬의 입장을 배려해 다독이며 인내심을 가지고 대화를 통해 현장 촬영이 원만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여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예슬은 드라마가 방영되는 중임에도 촬영을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잠적함으로써 정상적인 드라마 촬영이 불가능하게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김 측은 “수많은 연기자와 스태프들이 촬영 준비를 마치고 폭염 속에서 장시간 대기하며 한예슬이 현장에 복귀해 촬영을 잘 마칠 수 있길 기대했으나, 한예슬이 해외로 출국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모두들 허탈해 하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한예슬씨의 촬영 거부와 무단 현장 이탈 때문에 제작사는 유, 무형적으로 막대한 손해를 입게 됐다. 제작사 등이 입게 된 손해는 모두 한예슬이 예측할 수 있는 것으로 한예슬에 의해 초래된 것임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며 법적 대응 의지를 시사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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