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는 올 여름 최대 화제작이다. 16일 영화진흥위원회 입장권통합전산망 기준으로 75만여명이 봤다.
순 제작비 28억원이 든 영화는 올 여름 90~140억원이 든 한국 블록버스터 4개 영화에 속하지는 않았지만, 웰 메이드 영화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긴장감과 스릴 넘치는 영화는 관객을 몰입시키는 효과를 톡톡히 한다. 특히 김하늘의 연기는 앞이 보이지 않는 이들을 제대로 대변했고, 시각장애인과 일반인이 목격자라는 설정은 극의 흥미를 더한다. 아울러 김하늘과 연쇄살인마라는 인물의 대립 구도도 섬세하다.
‘블라인드’는 부천판타스틱영화제에서 관람한 관객들이 응원하는 힘을 받았다. 입소문 효과가 제대로 났지만, 영화제의 호평이 개봉까지 이어질 지는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뚜껑을 연 결과 일반 관객들 사이에서도 호평을 들으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최종병기 활’ 역시 4개 블록버스터 가운데 가장 관심이 적었던 영화. 관객의 관심과 흥미는 온통 ‘7광구’, ‘퀵’, ‘고지전’에 쏠렸고, ‘최종병기 활’은 뚜껑을 여는 순간까지도 흥행할 수 있을 지 미지수였다.
그러나 ‘최종병기 활’은 가장 큰 호응을 얻고 있다. 다른 영화들을 모두 제압, 광복절 연휴기간만 114만명이 보며 가속도를 내고 있다. 누적관객은 174만여명으로 기세를 이어갈 예정이다.
‘최종병기 활’의 흥행은 ‘블라인드’와 함께 입소문 마케팅이 제대로 먹혀들었다는 분석이 많다. 또 박해일과 류승룡의 대결 연기, 속도감과 박진감 넘치는 영화 구성은 관객을 매료시키기에 충분했다.
‘최종병기 활’은 역대 최고 흥행 사극인 ‘왕의 남자’의 첫 주 관객수 102만7394명을 넘어섰다. 개봉 1주일도 채 되지 않았는데 놀라운 흥행세를 보이고 있다.
국산 애니메이션 가운데 처음으로 100만 관객을 돌파한 ‘마당을 나온 암탉’의 흥행도 눈에 띈다. ‘로보트 태권 V’가 가진 최고 기록을 경신했고, 계속 기록을 쌓아가고 있다. 현재까지 139만여명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엔딩이 초등학생들이 보는 영화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지만, 자유와 꿈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엄마 ‘잎싹’과 아들 ‘초록’의 이야기에 관객들이 감명을 받고 있다. 초등학생 관객뿐 아니라 어른 관객들의 수준에도 맞는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특히 ‘공동경비 구역 JSA’(2000),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2008) 등을 만든 명필름이 처음 제작한 애니메이션이 흥
할리우드 영화와 하반기 주목 영화들이 속속 개봉할 예정이지만 이들 영화들의 관객 몰이는 9월 추석 연휴 기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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