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예슬은 지난 14일 '스파이 명월' 담당 PD 교체를 요구하며 촬영장을 무단 이탈, 15일까지 복귀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생방송으로 진행돼 온 촬영이 차질을 빚으며 급기야 결방 사태까지 빚어졌다.
이날 오후 2시께 한예슬이 인천공항 출국장을 통해 나가는 모습이 다수의 공항 이용객에 포착돼 추후 행보에 관심이 집중된 가운데, 16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로스엔젤레스 공항에 도착한 것으로 확인되면서 그의 도미행이 사실로 드러났다.
현지에서 한예슬을 만났다는 한 매체에 따르면 한예슬은 "드라마 제작 환경이 너무 힘들었다" "모든 걸 내려놨다"며 힘들었던 심경을 털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예슬의 심경 고백처럼 '스파이 명월' 촬영 현장이 급박하게 돌아갔던 것은 이미 알려진 상황이다. 생방송 촬영은 기본, 대기 시간이 몇 시간으로 길어지는 경우도 허다했고 한예슬과 작가 및 연출자간 캐릭터를 둔 충돌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현재 방영 중인 드라마 촬영에서 주인공이 무단으로 이탈하는 것은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결국 15일 방송은 한예슬 출연 분량 부족으로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됐다. 16일 방송 역시 사실상 불투명한 상태다.
16일 오후 2시 한예슬 사태 관련 KBS와 제작사의 입장을 전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될 계획이었으나 한예슬이 미국으로 출국, 추후 촬영이 불가능해짐에 따라 법적 소송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우선 '스파이 명월' 제작사 이김프로덕션(이하 이김)은 16일까지 한예슬이 복귀하지 않을 시 소속사 싸이더스와 함께 억대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진행할 계획으로 전해졌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김 측은 그간 한예슬을 다독여 촬영에서 이탈하지 않게 하기 위해 만전을 기해왔으나 결국 현재와 같은 상황이 다가옴에 따라 법적 소송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소속사는 드라마 뿐 아니라 그간 진행해 온 영화, CF 등 다수의 활동에 걸린 이미지 실추 문제까지 포함, 100억대 이상 규모의 손해배상을 제기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한예슬이 자사 소속 연기자인만큼 상장회사인 싸이더스에 끼친 손해 역시 적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물론 이번 사태의 중심에는 한예슬의 독단적인 행동이 결정적이었지만 열악한 드라마 제작 환경이 큰 몫을 했다. 이는 한예슬을 향한 동정론을 뒷받침하는 근거가 되고 있지만 드라마에 출연 중인 연기자로서 시청자와의 약속을 저버린 데 대한 질타 그리고 향후 연예계 활동 적신호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복수의 연예계 관계자에 따르면 한예슬은 30대 후반 사업가과 결혼 전제로 진지하게 교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종영 후 결혼 계획도 구체적으로 잡고 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일각에선 한예슬이 잡음이 끊이지 않던 '스파이 명월' 촬영에서 무단 이탈하며 손해배상 피소 가능성이 제기됐음에도 불구, 결단을 내릴 수 있었던 배경에 남자친구가 있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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