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호<사진> 음악 감독은 지난 12일 한국영화기자협회(회장 김호일) 주최로 충북 제천 레이크호텔에서 열린 ‘한국 영화음악의 현재와 미래 진단’ 세미나에서 이 같이 목소리를 높였다.
정 감독은 “세계 최고 수준인 할리우드 영화와 한국 영화를 단순 비교하기 어렵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할리우드 영화에 삽입된 음악은 우리도 충분히 만들 수 있다”며 한국 영화음악이 선진국 수준에 도달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밴드 등 타분야 출신들이 영화음악을 만드는 경우가 많았으나 최근에는 클래식 등을 전공한 전문가들의 유입이 늘었다”며 “신디사이져 등 기술적 장비도 뒤지지 않아 전반적으로 한국 영화음악의 질적이 수준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충무로에서는 20~30명의 영화 음악작곡가가 활발하게 작업하고 있고, 이 중 이병우 감독 등 일부는 아티스트로 대우받고 있다고 정 감독은 전했다.
정 감독은 또 제작 시간의 현실화, 전문화의 필요성 등 한국 영화음악 분야에서 개선돼야 할 점에 대해서 짚었다.
그는 “영화음악의 제작과정이 비교적 전문화, 분업화돼 있는 미국의 경우 최소 6주의 제작시간이 주어지는데 반해 한국은 촉급한 후반작업, 개봉일정 단축 등을 이유로 이보다 짧은 4주 이하의 시간이 주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할리우드에서는 작곡, 편곡, 뮤직 에디터, 뮤직 수퍼바이져, 뮤직 프리퍼레이션 등 영화음악도 분야별로 전문화돼 있지만 한국은 음악감독, 즉 작곡가가 이를 모두 소화해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이런 실정은 자칫 한국 영화음악 자체의 질적 수준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한국의 가요, 음반 시장에서는 저작권 관리가 잘되는 반면, 영화음악 분야는 상대적으로 취약한 편”이라며 “현재 영화음악의 저작권 역시 현재는 제작, 투자사가 갖는 것이 보편화돼 있지만 이를 음악작곡가에서 주어질 경우, 영화음악의 전반적
미국 보스톤 버클리 음대에서 영화음악을 전공한 정 감독은 내달 개봉 예정인 곽경택 감독의 영화 ‘통증’의 음악감독을 맡았다. 27일 개막되는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음악감독에도 선임됐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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