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들, “예능은 쉽지 않다고요!!”

“영화 촬영을 했는데도 주위에서 관심도 없고 내가 놀고먹는 줄 안다. 그런 점에서 자신을 알리기에는 예능 프로그램과 CF만큼 대단한 게 없다. 하지만 예능은 보여줄 것 안 보여줄 것까지 다 보여줘야 하고 CF 섭외 요청은 받는 것도 어렵다.”
화면과 스크린에서 항상 밝고 유쾌하며 적극적으로 보이는 한 배우는 예능프로그램에 나가는 게 정말 힘들다고 했다. 자신의 과거 삶 속에서 소위 말하는 더 센 이야기를 끌어내려는 예능 프로그램이 적응이 안 된다는 것.
배우들이 자기 분야에서만 활약하는 시대는 끝났다. 배우가 가수가 되고, MC를 맡기도 하며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는 건 필수가 된 지 오래다. 영화나 드라마 홍보 차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 끼를 보여줘야 한다. 오랜만에 복귀하는 배우도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소위 말하는 ‘빵빵’ 터트리도록 종용된다.
문제는 예능이 적성에 맞는 이들도 있지만 그다지 소질이 없는 배우들도 많다는 사실. 아무리 TV나 스크린 속에서 자신의 얼굴과 재능을 소비하며 이름을 알리려고 노력한다지만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배우 박민영은 최근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그냥 일상에서 막 던지는 개그는 진짜 잘 한다”며 “하지만 막상 멍석을 깔아주고 하라고 하면 하나도 못한다. 언제 치고 나갈지 모르는데 정말 베테랑 틈 속의 껴있는 아이 같다”고 예능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박민영은 단발성 게스트는 괜찮을 것 같긴 하지만 예능에서 원하는 순발력이나 재치가 없다며 뒤로 물러섰다.
영화 홍보차 처음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나간 적이 있다는 한 중견 배우 역시 “예능 프로그램에서 잘 하는 분들을 보면 위대하게 느껴진다”며 부러워하면서도 “방송에서 개인사를 이야기하고 나중에 방송을 볼 때는 벌거벗겨진 느낌을 받는다”고 고 짚었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배우들이 때로는 자연스럽게 동화되는 것 같으면서도 또 한 편으로는 탐탁치 않아하고 적응하지 못하는 인상을 받는 이유다.
최근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 연달아 참여한 한 배우는 “원래 성격이 내성적이지만 프로그램에서 맡은 역할이 항상 밝고 쾌활해서 다들 그렇게 본다”며 “그래서 영화나 드라마 홍보를 위해 예능 프로그램에 나가기 전에 안 보는 예능 없이 항상 다 보고 뭔가를 준비해서 나간다”고 털어놓았다.
물론 최근 드라마 홍보차 SBS ‘런닝맨’과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한 배우 지성처럼 “너무 최선을 다 한 게 아닌가 싶기도 하지만 재밌게 찍었다”고 밝히며 즐거워하는 배우들도 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