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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디션 공화국, ‘이제는 피로해’
'슈퍼스타K'의 가장 큰 아킬레스건은 '슈퍼스타K'의 엄청난 성공에서 기인한다. MBC ‘위대한 탄생’을 비롯해, KBS ‘밴드 서바이벌 톱 밴드’가 비슷한 방식의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슈퍼스타K’에 도전장을 던졌다.
SBS는 연기자 오디션 ‘기적의 오디션’, MBC 아나운서 공개선발 ‘우리들의 일밤-신입사원’을 비롯해 오디션 포맷과 스타 서바이벌을 접목시킨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 SBS ‘일요일이 좋다-키스앤크라이’, KBS ‘자유선언 토요일-불후의 명곡2’, MBC ‘댄싱 위드 더 스타’도 등장했다. 케이블에도 tvN '코리아 갓 탤런트' 온스타일 '도전 슈퍼모델 코리아' QTV '에드워드권의 예스쉐프' 등 오디션 프로그램이 꾸준히 등장했다.
SBS는 SM JYP YG와 함께 ‘K-팝 스타’라는 새로운 오디션 프로그램을 방송예정이고 케이블 채널 ETN도 10억 상금을 걸고 '글로벌 슈퍼 아이돌'이라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10월부터 시작한다.
각각 프로그램의 형식과 내용은 다를 수 있지만 시청자 입장에서는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오디션 프로그램이 자신의 절박한 꿈을 향해 달리는 사람들의 치열한 경쟁과 생존을 기본적인 특성으로 하는 까닭에 집중하면 할수록 피로감은 더할 수 밖에 없다.
○ 사생활 폭로전 ‘자극적인’ 감동과 신상털기
앞서 언급했듯 오디션 프로그램 집중력의 원천은 지원자들의 절박함에 있다. 절박함을 끌어내는 방식은 지원자들의 과거 이력들이다. 실제로 그들이 보여줄 수 있는 재능이라는 것은 제 아무리 뛰어난 것이라 해도 여전히 아마추어 수준일 뿐인 까닭에 특정한 ‘사연’으로 포장하지 않으면 그 재미가 덜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지상파와 케이블에 숱한 도전자들과 직면하게 된 ‘슈퍼스타K’는 더 강하고 독한 사연들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지원자들의 ‘눈물’에 포커스가 맞춰질 수 밖에 없는 것.
또 이는 방송의 특성상 일정부분 편집과정을 통해 강조되는 까닭에 일부 시청자들에게 오해를 사는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실제로 시즌2의 일부 출연자들은 몇몇 행동들로 인해 비호감으로 낙인찍혀 안티들의 집중 공격을 받기도 했다. 사생활 노출은 소위 ‘신상털기’로 이어지는 경우도 있다.
○ 시청자 투표제 ‘공정성’의 기준은?
지원자의 사생활과 배경을 보여주는 것의 가장 큰 문제는 이 조건들이 결과까지도 흔들 수 있다는 점에 있다. '슈퍼스타K'는 시즌1에서 시청자와 네티즌 투표 비율을 80%, 심사위원 점수를 20%로 정했다가 시즌2에서 심사위원 점수 비율을 30%로 늘렸다. 올해의 밴드의 참여 등으로 아직 구체적인 심사 점수 비율이 정해지지 않은 상태지만 기존의 시청자 70%, 심사위원 30%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70%의 시청자들이 지원자의 ‘실력’을 평가하는 것인지 ‘배경과 열정’을 평가하는 것인지 명확치 않다는 것이다. 물론 ‘배경과 열정’ 역시 가수가 사랑을 받는데 중요한 요소가 되는 것이 분명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이 외모와 학벌 배경과 무관한 실력을 평가한다는 기본 취지에서 출발하는 만큼 딜레마에 빠질 수 밖에 없는 것. 실제로 지난해의 경우 중학교 중퇴의 환풍기 수리공 허각의 인생 역전 스토리가 그를 우승으로 이끄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또 이 같은 분위기는 지원자들 스스로가 자신들에게 특정한 이미지를 만들어 방송에 노출시키도록 의도하는 결과를 낳기도 한다. 프로그램의 진정성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것.
○ ‘슈퍼스타K’엔 슈퍼스타가 없다?
결과물에 대한 평가 역시 아직까지는 회의적이다. 20%에 육박하는 시청률 속에서 화제의 주인공으로 떠오른 '슈퍼스타K' 출신 중 아직 슈퍼스타가 된 사람은 아무도 없다는 것. 사후 관리와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부재하기 때문.
물론 지상파 방송사의 노골적인 견제도 한 몫 한다. MBC의 경우 전 예능 프로그램에 '슈퍼스타K' 출신들이 단 한명도 출연한 적 없다는 사실은 이 같은 분위기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경우다. 여기에 MBC와 SBS가 비슷한 형태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런칭하거나 런칭을 준비중인 상황은 '슈퍼스타K' 출신들의 상황을 더욱 불안하게 만든다. 각 방송사들이 대승적 차원에서 서로의 오디션 출신들을 적극적으로 교류할 수 있도록 대승적 차원의 합의를 이끌어 낸다면 희망적이지만 실제로는 그 반대가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MBC 오디션 출신은 MBC를 통해, SBS 출신은 SBS에만 출연하게 될 공산이 크다.
이는 종편 채널 출범과 맞물려 방송사의 자체 콘텐츠 확보 노력과 무관하지 않기 때문이다. 수요가 두배 이상 늘어난 만큼 공급물량을 최대한 확보해 놓을 필요가 있다는 것. 일종의 방송사 전속 또는 공채 개념이 다시 등장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결국 활동범위가 한 개 방송사 단위로 제한 될 수 있고 이는 해당 연예인의 ‘슈퍼스타’로서 성장을 가로막는 장애가 될 수 밖에 없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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