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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누가 뽑는건가요?
2011 미스코리아는 10명 내외의 현장 심사위원들이 참석했다. 하지만 이들 중 전문성 측면에서 일반 대중들에게 믿음을 주는 심사위원은 많지 않았다.
성형외과 의사와 전(前) 미스코리아 수상자는 비교적 납득이 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심사위원들이 미의 제전과 어떤 관계인지 추측하기 어렵다. 전 프로야구 선수 출신 양준혁, 배구선수 출신 김세진을 비롯해 임플란트 업체 대표, 법무법인 변호사, 리조트 업체 대표, 건강보조식품 업체 대표 등 기업 경영인들이 상당수 인 것.
물론 지성과 미모를 함께 평가하는 미스코리아에 기업 경영인들의 참여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같이 절대 다수를 차지하는 것은 상식적이지 않다는 것. 이들이 심사위원으로 선정된 것은 비교적 단순하다. 미스코리아 대회 협찬사나 유관사 이기 때문이다. 심사의 권위와는 거리가 멀어질 수 밖에 없다.
시상자들도 마찬가지다. 일반적으로 지난해 수상자가 시상을 하는 시상식의 기본적인 룰과 달리 미스코라아의 경우 진선미를 제외하고는 미스코리아 대회 유관 업체 관계자들이 시상을 한다. 브랜드명을 한번이라도 더 노출시키기 위함이다.
심사위원이 이렇다 보니 일부 시상은 어떤 기준에서 뽑는지 의심스러운 부분도 있다. 합숙기간중 끼와 재능을 보여준 사람에게 준다는 탤런트상이나 모범적인 생활 태도를 보여준 사람에게 준다는 매너상 등은 누가 심사하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오디션 프로그램들이 '보다 공정한'을 외치며 시청자 투표 등 다양한 선발 방법을 고민하고 있을 때 미스코리아는 여전히 55년전 방식을 고수하고 있는 중이다.
케이블이라 방송사고 낸 건가요?
2011 미스코리아 대회는 2시간 내내 미숙한 진행을 보이며 대형 방송사고를 연달아 세 번씩이나 냈다.
1부에는 진행자 신현준과 유선이 스태프와 주고 받는 말이 고스란히 전파를 타는 방송사고를 냈다. 신현준의 "왜 우리 뭐해?"라며 당황스러운 목소리와 스태프의 급박한 목소리가 그대로 전파를 탔으며 카메라는 한참을 무대를 비추지 못하고 객석을 비추고 있었다.
2부 순서에 축하가수로 선 달샤벳의 경우 자신들의 노래 ‘핑크로켓’을 전주가 약 10초 가량 흐르는 동안 무대에 나타나지 못했다. 역시 진행 미숙으로 밖에 볼수 없는 사고다. 이어 이승환 역시 이날 첫 곡으로 ‘사랑하나요’를 공연했지만 방송에는 ‘물어본다’라는 곡명이 고지됐다. 1절이 끝날 즈음 원래 제목대로 ‘사랑하나요’가 자막 고지 됐다. 뒤에 부르기로 한 ‘물어본다’ 제목이 먼저 나온 것. 여지 없이 진행 실수다.
54명중 17명을 선발하는 과정에서는 후보한명이 누락되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가 있었다. 하이라이트는 최종 진(眞)을 발표하기 직전 진행자 신현준이 “잠깐만요”를 외치며 전통적인 방식(?)의 뜸을 들이려고 하는 찰나 진의 이름이 발표된 것. 이밖에도 이날 2011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는 화면전환 실수로 리포팅이 중간에 나오거나, 진행자의 마이크가 꺼지는 등 숱한 실수를 반복했다.
결국 일종의 대형 이벤트 쇼 인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방송사고와 미숙한 진행은 시청자들을 외면하게 만드는 요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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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아름다움‥대체 기준이 뭐?
미스코리아의 존재 의미자체도 회의적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미의 사절이라는 고전적인 타이틀이 있지만 한국을 대표해 세계 미인대회에 출전하는 것 말고는 대중들에게 딱히 알려진 역할이 없다.
미스코리아의 심사기준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 역시 일반인들은 알 길이 없다. 본 대회를 통해 보여지는 것은 군무와 수영복, 드레스 맵시와 워킹 능력 정도가 전부다. 인터뷰를 통해 지성과 내면의 아름다움을 발견한다는 설명은 쉽게 납득이 되지 않는다. 실제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는 외모가 예쁜 여자를, 여기에 지성도 있으면 더 좋다는 식의 선발기준을 가지고 있는게 사실이다.
특히 미스코리아는 기본적으로 1년 간 활동하는 한시적인 타이틀이다. 실제로 이날 참여한 54명의 참가자들 역시 모두 각자 자신의 최종 꿈이 분명하다고 분명히 말한다. 뚜렷한 자신만의 개성을 어필하고자 한다. 하지만 미스코리아가 평가하는 것은 그들의 독특한 개성이나 자신의 꿈을 성취하기 위한 실질적인 노력이나 열정이 아니다.
그들이 말하는 ‘진짜 꿈’은 역으로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우승하기 위한 일종의 스펙 정도의 역할을 하고 있을 수 있다. 자신의 소중한 어린 딸에게 이 같은 낡은 가치관을 심어주고 싶은 부모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미스코리아 진에는 이성혜가 선에는 김혜선 김이슬, 미에는 공평희 김수정 남미연 이세미나 가 뽑혔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사진 팽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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