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는 지난 6월 대한민국 대표 배우를 선발한다는 취지로 시작한 SBS TV ‘기적의 오디션’ 프로그램에 제작지원을 발표하며 관련 자료를 냈다.
현재 ‘기적의 오디션’ 프로그램 말미에는 제작지원 기업 등과 함께 통일부 로고가 나오고 있고, 1달이 지난 지금도 통일부의 생각과 기대는 변함이 없다.
SBS ‘기적의 오디션’도 통일의 필요성과 미래 통일 한국을 위한다는 기본 취지에 공감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통일부의 협찬을 받았다.
문제는 정작 정부에 ‘혈세’를 내고, 프로그램을 보는 국민들이 선뜻 이해할 수 없어 한다는 점이다. 네티즌은 “연기로 통일 문제를 어떻게 다룰 수 있을 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전쟁과 관련한 연기를 하면 통일 문제를 다루는 것인가”, “쓸 데 없는 일에 또 다시 세금을 낭비하는가”라는 등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6월 말 첫 방송을 시작으로 이미 6차례나 방송을 했으나 통일부의 자료처럼 아직까지 통일 관련 연기가 거의 나온 적이 없다. “북한 안내원 역을 해보라”, “북한말을 해보라”가 전부였다. 16부작으로 기획된 프로그램은 앞으로 두 달 가량 방송 기간이 남아있긴 하지만 SBS는 어떻게 ‘통일 연기’를 접근해야 할지 정하지도 못한 상태다.
통일부 정책홍보처 측은 “통일부는 ‘미라클 스쿨’에서 이산가족의 슬픔을 콩트로 짠다거나 남남북녀 이야기를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제작진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미 통일부는 ‘기적의 오디션’에 1억7600만원이라는 예산을 투입했다. 또 준비된 미래 통일 국가를 위해 관련 공익광고를 만드는 미션을 수행해 9월 중 방송에 내보낼 수 있도록 하는 계획도 짜놓았다.
하지만 ‘기적의 오디션’ 측은 긍정적으로 검토를 한다는 데는 변함이 없지만 고민스러워 하고 있다. 통일 문제를 어떻게 연계해 프로그램에 접목할 수 있을 지 골머리를 앓고 있는 것.
김용재 PD는 “긍정적으로 통일 관련 연기를 생각하고 있는 것은 맞다”면서도 “제작지원이나 협찬은 프로그램에 자연스럽게 도움이 돼야 한다. 통일부의 요구가 많아지고 프로그램 취지와 맞지 않는다 싶으면 지원금을 되돌려줄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정부기관이 ‘기적의 오디션’에 지원하는 게 잘못된 일은 아니다. 앞서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저출산 및 육아에 대한 긍정적 가치관 함양과 금연 캠페인 등을 이유로 각 정부 부처가 정책 홍보 수단으로 이용해 긍정적인 효과를 냈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얻게 됨에 따라 그에 편승하려는 안일한 생각이 있던 것은 아닌지를 짚는 시각도 있다. 통일부의 정책 홍보 수단으로써 ‘통일 연기’가 어떻게 프로그램에 방송될 수 있을 지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통일부 정책홍보처는 “‘기적의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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