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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원은 “그래도 아직 좋다”며 배시시 웃는다. “그 이름을 불러준다는 것은 굉장히 큰 감동인 것 같아요. 극중에서 하지원으로 사는 건 아니잖아요. 아직도 ‘길라임’으로 불러주는 게 너무 행복한 거죠. 그만큼 하지원이 아니라 그 배역으로 봐주셨다는 말이니까요.”
그는 “피트니스 클럽에서 스트레칭을 하느라 누워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시크릿 가든’이 끝났는데도 굳이 ‘길라임씨 길라임씨, 사인 한 장만 해 달라’고 한 적이 있다”며 깔깔대며 좋아했다.
8월4일 개봉하는 영화 ‘7광구’(감독 김지훈)에서도 ‘길라임’의 이미지를 벗어날 수 없다. 바다 위 시추선 ‘이클립스호’에서 괴물과 싸우는 ‘여전사’. 해저 장비 매니저 ‘차해준’은 아찔한 바이크 액션과 와이어 액션, 괴물과의 결투 신 등을 펼치며 열연한다.
“이렇게 괴 생명체와 맞서 싸울 수 있는 힘 있는 ‘여전사’ 역할을 정말 해보고 싶었어요. 그래서 캐릭터에 공도 많이 들였죠. 저한테는 도전이었던 것 같고, 3D 작품이라는 점에서도 제작진도 큰 도전이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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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었겠지만 두 개의 영상을 합성하는 기술인 ‘크로마키’ 촬영을 위해 블루스크린 앞에서 연기하는 것부터 적응이 안 됐다. “가슴 속에 상상의 공간을 만들었어요. 상대가 없으니 에너지 소비가 많이 되는 것 같더라고요. 항상 대상을 보고 했는데…. 그래도 고생했지만 재밌었고 공부가 잘 된 것 같아요. 또 현장에 (배우들의 시선처리를 도와주는) ‘그린맨’이 있었는데 그분에게도 정말 감사하죠.”(웃음)
괴물과 싸우는 신에서 빛나는 바이크 액션은 특히 중요했다. 연습을 많이 했고 아예 면허증까지 따냈다. 돌발사고 상황을 경험하기 위해 길거리도 나섰다.
그는 “바이크를 탈 때 긴장감은 말로 할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눈은 반짝였다. “영화 속에서는 바이크 타기로 작심한 거잖아요. 거리에서 탄다고 했을 때 다들 위험하다고 말렸어요. 그래도 주행 한 번 하니 자신감이 생기더라고요. 도움이 됐어요. 익숙해있지 않으면 갑자기 브레이크 잡을 수도 없을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어떻게 했는지 모르겠어요.”(웃음)
하지원은 부상의 위험이 많아 안전에 특히 신경을 썼다. 엉덩이와 팔, 무릎에 보호대 등을 철저히 착용했다. 액션 연기를 많이 한 탓에 목이나 척추가 많이 안 좋다는 그는 “액션 연기를 하면 다음날 병원 가서 다시 뼈를 맞춰야 했다”고 털어놓았다. ‘7광구’를 찍다 한 번은 바이크를 타다 넘어져 발목과 손목에 살짝 무리가 갔고 현재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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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히 구체적인 이유를 대진 못했지만 “칼을 잡은 느낌이 좋다”고 했다. “그 뭐랄까 슬프기도 하고, 칼을 잡으면 내 몸에 정의감이 불타는 것 같기도 해요. 칼집을 차고 숲 속을 달릴 때도 좋은데, 칼을 잡을 때 그 느낌 자체라고 할까? 그게 너무 좋은 것 같아요.”(웃음)
물론 하지원이 강인함만 있을 것이라고 판단하면 잘못이다. 눈물도 많고 애교도 있다. “괴 생명체도 사람이 건드려서 나오게 된 거잖아요. 마지막 장면에서는 너무 불쌍해서 울음을 터트렸어요. ‘네가 무슨 죄가 있니’라는 느낌이 들더라고요. 자연을 훼손시킨 것은 인간이고 괴물은 의지 없이 나왔다가 그렇게 된 거잖아요. 저도 모르게 엉엉하고 울었어요.”
현재 ‘코리아’(감독 문현성)를 한창 촬영 중인 하지원은 또 다른 변신을 꾀하고 있다. 액션 연기가 될 수도, 남자를 유혹하는 팜파탈 역할을 맡을 수도 있단다. “아직 치명적 매력을 가진 시나리오를 못 받고 있을 뿐이에요. 섹시하고 예쁘게 나오는 작품을 받으면 팜파탈도 할 수 있어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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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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