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채원은 KBS 2TV 수목드라마 '공주의 남자'에서 수양대군(김영철 분)의 장녀로, 정적 김종서(이순재 분)의 아들 김승유(박시후 분)와 운명적 사랑에 빠지게 되는 이세령 역을 맡았다.
수양대군이 김종서를 죽이는 역사를 바탕으로 이세령과 김승유는 원수의 자식지간으로 결코 이루어질 수 없는 사이. 일찌감치 조선판 '로미오와 줄리엣'을 예고한 '공주의 남자'는 초반부터 숨막히는 전개로 흥미로운 스토리를 그려가고 있다.
이 가운데 유독 시청자들의 뭇매를 맞은 이가 있으니 바로 여주인공 문채원이다. 문채원은 드라마 '바람의 화원', 영화 '최종 병기 활'에 이어 '공주의 남자'를 통해 세 번째로 사극에 도전했으나 초반 성적은 신통치 않았다.
무엇보다 극중 배경인 조선시대 여성상과 거리가 먼, 다소 튀는 행실을 서슴지 않는 세령인 만큼 문채원은 통통 튀는 생기 발랄한 캐릭터로 눈길을 끌었다. 문채원 하면 떠오르는 차분한 이미지와 대비되는 캐릭터였기 때문일까. 첫 회 방송 후 일부에선 "왠지 어색하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국어책 읽는 듯 하다"는 비판도 있었다. 정통사극과의 차별화를 꾀한 퓨전사극 '공주의 남자'는 젊은 배우들의 경우 현대극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사극톤을 구사하고 있지만, 사극과 현대극의 중간 지점을 찾기란 오히려 쉬운 일이 아니었다.
다행인 것은 2주차까지 진행된 현재 문채원의 발음과 발성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어색하다"는 지적은 눈에 띄게 줄었다. 극 전개와 함께 작품에 녹아든 문채원의 연기는 다른 연기자들과 비교해도 결코 튀지 않았다.
또 하나 넘어야 할 산은 '민폐 캐릭터' 논란이다. 물론 이는 스토리상 어쩔 수 없이 전개되는 측면이지만,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는 여주인공이 되기 위해선 이 또한 극복해야 할 과제다.
이세령 김승유 경혜공주(홍수현 분) 사이의 삼각관계는 단순한 러브라인이 아니다. 각각의 부모가 삶과 죽음으로 편이 되기도, 원수가 되기도 하는 관계. 유혈이 낭자하는 계유정난 속 핏빛 로맨스가 굵은 스토리인 만큼 현재 이세령의 행동은 철 없어 보이기도, 일견 '민폐녀'로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이 또한 드라마가 전개됨에 따라 김승유-이세령 스토리에 무게가 실리다 보면 극복될 문제로, 보다 중요한 것은 인물간 갈등이 최고조에 이를 시 비극적 상황을 얼마나 잘 소화해낼 지다.
다행인 것은 그간 문채원이 '바람의 화원' '괜찮아 아빠딸' 등 전작들에서 보여왔던 슬픈 감정 연기가 어김없이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아왔다는 점. 이에 '공주의 남자'에서 한층 성숙해진 연기를 기대해볼 만 하다.
소속사 관계자는 "문채원이 시청자들의 연기력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캐릭터에 열중하고 있다. 향후 세령의 감정 변화에 대해서도 많은 준비를 하고 있으니 애정어린 시선과 함께 격려와 질책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공주의 남자'는 9.8%(AGB닐슨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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