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아는 23일 첫 방송된 SBS 새 주말드라마 ’여인의 향기(극본 노지설/연출 박형기)’로 2년 만에 브라운관에 복귀했다.
김선아의 안방 컴백은 남다르다.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흥행 배우 이미지가 강했지만, ’시티홀’ ’밤이면 밤마다’ 등의 작품성과 별개로 시청률 면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기 때문에 ’여인의 향기’에 임하는 각오가 사뭇 진지하다.
올 상반기 안방극장을 수놓았던 무수한 드라마들 가운데 특히 인기를 모았던 ’시크릿가든’과 ’최고의 사랑’에 이어 ’여인의 향기’가 출사표를 낸 만큼, 여배우 자존심 역시 걸려있다.
’시크릿가든’의 하지원은 현빈과, ’최고의 사랑’의 공효진은 차승원과 각각 호흡을 맞춰 개인이 지닌 역량 혹은 그 이상의 시너지를 냈다. 앞선 두 배우 모두 로맨틱 멜로 퀸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은 호연과 흥행으로 방점을 찍었다.
이에 김선아로서는 부담이 되지 않을 수 없을 터. 더욱이 상대 배우가 갓 군 제대한 이동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김선아에게 실리는 무게는 ’시크릿가든’ ’최고의 사랑’ 속 여배우들의 그것에 비해 더 크다. 김선아에게 걸리는 기대가 더 클 수 밖에 없는 이유다.
더욱이 김선아는 극중 여행사 말단직원이자, 담낭암으로 6개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연재 역을 맡았다. 시한부 인생이라는 배경이 주는 심리적 무게감도 적지 않을 터다. 특유의 유쾌하고 발랄함 한편으로 감정 연기 역시 적지 않을 것이 예고된 상태다.
하지만 뚜껑이 열린 ’여인의 향기’ 속 김선아에게, 지나친 우려는 불필요해 보인다. 연재의 배경을 소개하는 데 집중된 1회 방송에서 김선아는 원맨쇼에 가까운 열연으로 ’명불허전’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극중 연재는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윌슨(이원종 분)의 반지를 훔쳤다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부장(신정근 분)에게 인신공격에 가까운 수모를 당했다.
담낭암으로 6개월 밖에 살지 못한다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연재는 부장의 모욕적인 언사에 그동안 참고 참았던 울분을 쏟아냈다. 5년 동안 간직해온 사직서를 부장의 얼굴에 집어 던지며 "사직서 여기있다. 이 개자식아"라고 소리쳐 안타까움과 동시에 통쾌함까지 전달했다.
이같은 눈물 열연과 함께 김선아는 무인도 바닥에 드러눕고, 100인분 거대 비빔밥에 고꾸라지는가 하면 땡볕에 닭을 잡으러 뛰어다니고 넘어지는 등 몸 사리지 않는 열연으로 시청자들의 찬사를 받았다.
캐릭터에 완벽한 몰입을 위해 다이어트를 한 모습 역시 역력히 드러났다. 4개월간 하루 한 끼, 하루 2시간 수면을 유지할 정도로 역할에 충실하고자 했던 그의 각오가 화면을 통해 고스란히 드러났다. 캐릭터에 대한 몰입도 좋지만 "실제로 건강을 해칠까 우려된다"는 여론이 지배적일 정도다.
매 작품에 열과 성을 다하는 수많은 여배우들 중에서도 김선아가 돋보이는 이유는, 예뻐보이려기보다 작품 속 인물로 고스란히 빠져드는 모습을 오래 전부터 보여줬기 때문이다. ’여인의 향기’ 역시 현재 진행 중인 그의 성장을 보여주는 작품이 될 태세다.
첫 방송에서 15.8%(AGB닐슨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순항을 예고한 ’여인의 향기’. 하지원 공효진을 이어 2011년 안방극장을 웃고 울릴 ’로맨스퀸’으로 자리매김 할 김선아의 도전은 이미 시작됐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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