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연습실에서 자신이 쓴 대본을 배우가 어떻게 소화하는 지를 본다. 스토리를 만들어내는 이들은 PD와 함께 극을 좌지우지한다. 드라마에 출연할 배우들의 오디션을 볼 때도 마찬가지다. 작가는 PD 등과 함께 오디션 참가자가 그 배역에 맞는지 안 맞는지를 판가름 하는데 중요한 인물이다.
그런데, 대한민국 대표 배우를 양성한다며 SBS가 시도한 배우 선발 프로그램 ‘기적의 오디션’ 심사위원에는 왜 작가가 없을까.
최근 끝난 한 드라마는 작가가 방송국 내부 만류에도 ‘귀신 빙의’라는 소재를 밀어붙였고, 또 다른 드라마에서는 인기가 급부상한 조연배우를 주연배우로, 주연배우를 단역 수준으로 만들어 버리기도 할 만큼 작가의 힘이 막강하다.
할리우드와 달리 대부분의 드라마를 작가 1명이 책임지는 한국 드라마의 구조만 보더라도 작가의 영향력이 크지만 ‘기적의 오디션’에는 작가 심사위원이 없다. SBS가 ‘피겨 여왕’ 김연아 선수와 거대 연예 기획사 수장 박진영·양현석을 예능 프로그램의 MC와 심사위원으로 섭외하는데 노력을 보인 것과는 다른 분위기다.
물론, 작가와 프로그램 간 이해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시각도 있다. 또 곽경택 감독·배우 김갑수·이미숙·이범수·김정은 등 드림마스터즈 5명과 특별심사위원으로 구본근 PD(SBS 드라마 국장)·배우 이재용, 특별자문위원으로 배우 이순재·최형인 교수가 도전자들의 재능과 가능성을 날카롭게 살피고 있어 괜찮다는 평가도 있다.
‘기적의 오디션’의 김용재 PD는 23일 “각자의 영역에서 최고의 사람이 심사위원으로 나와 도전자들의 연기를 평가하면 좋겠다는 의도였다”며 “드라마 작업에는 작가가 대부분 PD와 공동 작업을 하니 작가를 따로 공식 심사위원으로 고려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 PD는 또 “안 그런 분들도 있지만 작가 대부분이 숫기가 없어 공식석상에 나서는 것을 꺼려 한다”며 “SBS에서 생각할 수 있는 몇몇 작가가 있지만 절대적으로 부정했다. 가급적이면 최고 평가를 받고 있는 분들을 모시고 싶었는데 잘 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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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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