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기는 영화 ‘퀵’(감독 조범구)이 ‘10대나 20대만 볼 영화’, ‘철저한 B급 상업영화’ 등이라는 부정적인 평가도 있다고 하자 이 같이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의 안 좋은 점을 얘기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애는 착해’라고 말하기도 하지 않나”라며 “우리 영화를 보고 욕을 하면서도 그래도 ‘괜찮아. 한 번 봐봐’하는 것과 같은 거다. 애정이 있어야 욕도 하고 지적도 가능한 것”이라고 긍정했다.
또 “‘퀵’이 달리고 터지고 화려한 것만 있었다면 식상하고 지루했을 텐데 원초적인 액션이나 성룡식 스턴트 등이 있어서 어른들이 봐도 재밌어 하지 않을까 한다”고 짐작했다.
영화는 미국의 ‘분노의 질주’나 프랑스의 ‘택시’ 같은 류의 영화와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컴퓨터 그래픽(CG)이 간혹 눈에 띄게 드러나긴 하지만 오토바이 추격전과 자동차 충돌, 열차 폭발 장면 등이 관객을 압도한다.
이민기는 “CG가 드러나는 명동의 옥상 건물에서 건물을 뛰어넘는 장면이 가장 유쾌하고 만화적인 것이어서 오히려 신났다”며 “이제부터 제대로 된 ‘퀵’을 보여주는 구나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만화적인 느낌과 유쾌한 상황 설정 등이 극의 재미를 더했지만 과정은 무척 힘들었다고 털어놓았다.
“아무도 이런 영화를 만들어보지 않아 일종의 ‘경험치’가 없었다. 강남역 앞에서 버스를 뒤집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하더라. 한국에서 처음 시도하는 것들이 많아 쉽지 않았다.”
하지만 “무섭다는 생각보다 이걸 해내야 다음 신을 찍을 수 있었다”며 “그래도 주위에서 ‘빨리 찍자’가 아니라 ‘안전하게 잘 찍자’고 하며 서로에게 힘이 돼줬다”고 회상했다.
이민기는 “사람이 긴장하면 오히려 실수하지 않나”라며 “그 긴장감 속에서 부드럽게 웃으면서 하니 어느 정도 균형이 유지가 되더라”고 웃었다.
“시속 150km 이상으로 달린 적이 많다. 정말 만약에, 만약에 사고가 난다고 해도 나 혼자 있다가 다치면 실수로 다친 거지만, 뒤에 있다가 다치면 무슨 봉변이겠나. 전날 피곤해서 맥주 1, 2캔 먹어도 전혀 상관없지만 다른 촬영장과 다르게 이번에는 술을 먹지 않으려 했다.”
폭발 신에서 이민기가 강예원의 목숨을 구해준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몸 둘 바를 모르겠다”며 “너무 좋게 얘기해서 그런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불이 붙어 장롱이 쓰러지고 있는데 쓰러진 친구를 당연히 일으켜서 데리고 나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칭찬을 고사했다.
2009년 영화 ‘해운대’(감독 윤제균) 팀이 다시 뭉친데 대해서는 그냥 한마디로 가족 같았단다. 우정출연한 영화 ‘뚝방전설’의 조범구 감독이 연출을 맡은 것도 좋았다. 윤 감독은 이 영화의 제작자로 나섰다.
이민기는 “예전 해운대를 촬영했을 때는 인터뷰하면서 가장 힘들었다고 했다”며 “하지만 이번이 더 힘들었다”고 웃었다. “인간이 얼마나 간사한지”라며 “해운대는 여름에 바닷가에서 즐겁게 물장구 치고 수영하고 나온 거다. 그 때 비하면 이건 정말 엄청 힘들었다”고 덧붙였다.
심지어 수술을 받을 정도로 발목을 다치기도 했다. 그는 “촬영할 때 살이 많이 빠졌는데 큰 오토바이를 지탱하고 커브를 돌다가 무리해 부상을 당했다”며 “처음에는 접질렸나보다 했는데 계속 접질리게 돼 안 좋아졌다. 염증도 생겨서 곧 수술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24살까지 오토바이를 타가다 팔았다. 한동안 오토바이와 멀리 있다가 이번 퀵을 통해 다시 접하니 좋더라. 촬영이 끝난 뒤 안 타다가 홍보 때문에 다시 탄 적이 있다. 촬영 때는 정말 힘들었는데 왜 재밌었는지 모르겠다. 파트너(강예원)도 마찬가지였다.”(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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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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