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 초반부터 임성한 작가 식의 ‘막장’ 논란이 이어졌다. 얽히고 설킨 출생의 비밀을 따라가다 보니 주인공 단사란(임수향)의 어머니만 3명이었다. 딸을 기생이 되라고 부축이는 계모는 특히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기생 머리 올리기’, ‘멍석말이’, 왜곡된 여성상 표현, 여성 비하 발언 등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재조치와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의 지적을 받았다.
얼굴이 잘 알려지지 않은 신인들을 기용한 탓에 연기력 시비도 일었다.
하지만 임 작가 특유의 흡입력 있는 드라마 전개와 매력있는 신인 배우들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인해 저조했던 초반 시청률은 승승장구했다.
임 작가의 극본이 이번에도 먹혀들었다. 앞서 ‘겹사돈’을 소재로 한 드라마 ‘보고 또 보고’는 후반으로 치달으며 시청률 50%에 육박하기도 했다. '왕꽃선녀님'은 무당과 입앙아를 소재로 신내림 장면과 입양아의 부적절한 표현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왕꽃선녀님’ 등도 화제의 중심에 서며 시청률을 높였다.
‘신기생뎐’에서 가장 논란이 된 부분은 ‘막장’ 보다 귀신 등장이었다. 할머니 귀신이 사란의 시아버지인 아수라(임혁)에게 빙의 되고 이어 장군 귀신, 아이 귀신이 시청자들의 원성을 샀다. 귀신 들린 아수라 눈에서 레이저가 나올 때는 아연실색했다.
‘막장’과 ‘코믹’을 번갈아 다닌다고 했지만 ‘신기생뎐’을 향한 시청자 관심은 점점 높아지는 시청률 추이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일각에서는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라고 평하기도 했다.
초반 작가의 집필 의도는 좋았다. 사라져간 기생 문화에 대해 재조명해보는 것이라고 SBS는 설명했다. 기생을 향한 시청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에 항변하며 지켜봐 달라고 했다.
하지만 그 의도를 제대로 전달했는지 의문이다. 전통 춤인 춘앵무 등을 보여준 것은 특색 있었으나 기생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더 커졌다는 게 중평이다. 방송에는 사란이 기생이 된 것을 후회하고 주변에서도 안타까워하는 시각이 많이 드러났다.
‘신기생뎐’은 최근 트렌드를 반영하려 노력해 젊은 시청자들도 TV 앞으로 끌어들였다. 아수라의 부인이 남편의 괄시를 받고 인도로 떠나려하는 장면에서 아수라는 “헐이다 정말~”이라고 코웃음 쳤다. ‘헐’은 어이없고 황당하거나, 놀랄 때 쓰는 신조어다. 트렌드에 민감하지 않으면 이해하지 못하는 표현이다.
이에 앞서 방송 초기 사란(임수향)과 친구들이 나나(한혜린)의 집에서 할아버지와 함께한 ‘바니 바니, 당근 당근’ 하는 것도 대학생 또래집단에서 즐기는 놀이다. 어른들에게는 생소한 놀이지만 젊은 시청자를 잡기 위해 작가와 PD는 대학
하지만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재미를 주기 위한 여러 시도에도 남은 건 두 가지 밖에 없었다. 막장’ 논란과 52부 가운데 잠깐 등장한 귀신으로 인해 ‘신귀신뎐 아니었냐’는 비아냥 뿐이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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