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길 꿈꾸는 이들에게-
숙녀가 된 그녀는 울었다. 10년을 함께 해온 친구 해리, 론과 작별인사를 하면서였다.
헤르미온느, 아니 이제 엠마 왓슨으로 돌아간 그녀는 해리포터가 탄생한 영국에서 열린 마지막 프리미어 행사에서 눈물을 닦아내야 했다.
누가 울지 않을 수 있을까. 청소년에게 가장 중요한 성장통을 함께 앓았고, 모든 희노애락을 같이 한 관계의 끝이었다. 다니엘 래드클리프(해리)와 루퍼트 그린트(론) 역시 마찬가지였다.
꼬마 마법사들은 그들의 환상적인 여행에 동행한 팬들을 영화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를 끝으로 일상으로 돌아오게 만들었다.
해맑은 아이, 꿈 많은 학생, 업무에 지친 직장인 등이 해리와 친구들의 이야기에 몰입했다. 상상의 나래를 펴고 환상적인 모험을 즐기게 했으니까. 이렇게 상상력 넘치고 볼거리 가득한 판타지 성장 영화를 본 적이 있는가. 해리 포터가 어린이들의 전유물만은 아니었다는 게 흥행으로도 가늠할 수 있다.
마지막 편을 향해 수많은 궁금증이 쏟아져 나온다. 지난 10년을 함께 해온 이 마법사들을 향한 대중의 관심이다. 팬들은 한번쯤은 환상 속에 빠져들게 한 모험을 부러워했다.
마지막 여행답게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 2부’는 화려하고 많은 볼거리를 담았다. 마왕 볼드모트를 막기 위해 그의 영혼이 담겨있는 ‘호크룩스’를 파괴하러 나선 3인방의 여행은 역시 녹록치 않다.
마지막 편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스네이프 교수(알란 릭맨)의 비밀이 드러나는 지점이다. 해리를 그토록 괴롭히던 스네이프 교수가 학창시절 해리의 부모와의 관계를 회상하는 장면과 그의 눈물은 또 다른 재미와 감흥을 준다. 해리가 출생하며 볼드모트와 특별한 관계가 된 사실과 덤블도어 교장(마이클 갬본)의 죽음에 얽힌 진실 등도 공개돼 궁금증을 해소한다. 지난 10년간의 사용된 소품들의 등장과 해리의 어린 시절이 담긴 화면으로 추억을 되새기는 건 덤이다.
마법사 은행 ‘그린고트’ 지하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한 느낌을 주는 장면과 호그와트의 교사·학생 연합군이 모든 것을 것을 걸고 볼드모트를 추종하는 죽음을 먹는자·거인족 등과 싸우는 전투 신은 3D로 제작된 영화의 맛을 느끼게 한다. 너무 3D 영화에 익숙해져서 인지 그 외에는 눈에 들어오지 않아 아쉽기는 하지만.
2001년 이후 세계에서 약 60억 달러(약 6조5000억원)를 벌어들인 해리와 친구들. 이 꼬마 마법사들이 이제 숙녀와 신사가 돼 우리 곁을 떠난다는 것만큼 아쉬운 일은 없다. 그래서인지 에필로그를 부정하고 싶다. 19년이 지난 해리와 헤르미온느, 론이라니….
영국을 여행할 계획인 이들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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