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배우 전지후(26·본명 진현빈)는 이 드라마의 주인공 가운데 1명으로 함께 노를 저어가고 있다. 극중 단공주(백옥담)와 커플로 나와 알콩달콩 사랑을 키우는 ‘손자’(이제는 아버지를 찾아 ‘금자’가 됐지만)다. ‘빨래판 복근’, ‘반반머리’하면 그의 얼굴을 떠올릴 만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신기생뎐’은 올초 대박 흥행을 기록하며 끝난 ‘시크릿 가든’ 후속 드라마다. 성훈, 임수향, 한혜린, 전지후, 백옥담 등 극을 이끌어가는 주인공 대부분이 연기 경험이 거의 없다.
전지후는 “아무것도 몰라서 용감했던 것 같다”며 “전혀 부담이 없었다”고 회상했다. “저희는 백지상태였거든요. 드라마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상황도 전혀 모르고, 편성이라는 것 조차 뭔지도 몰랐을 때고요.”(웃음)
그는 “어렸을 때 정말 재밌게 읽은 만화책을 보는 것 같다”며 “대본이 1주일에 화요일, 목요일 이렇게 2번 나오는데 너무 기다려진다”고 눈을 반짝인다.
개인적으로 임수향, 한혜린, 백옥담 가운데 누가 제일 마음에 들까. 파트너를 꼽으며 “당연히 공주 누나(백옥담)”란다. “처음에는 혜린이와 수향이가 예쁘다고 생각했는데 옥담이는 볼수록 매력이 있어요. 사실 옥담이와 극중 공주는 실제 성격이 많이 달라요. 저와 비슷한 면이 많죠. 전 시크한 분위기의 여자가 좋아요”(웃음)
사실 전지후는 연기와는 상관없는 일반인이었다. 토목공학과 재학 중인 그는 학과 교수의 세미나 준비를 도와주기도 하는 성실한 학생이었다. 주위에 연예계에서 일하는 친한 사람도 없다. 굳이 연결고리를 찾자면 군대에서 5~6분 분량의 보안 광고 영상물에 출연했다는 것.
“그때도 ‘연기를 정말 하고 싶어’는 아니었어요. 상병 5호봉 때인데 휴가를 가게 해준다고 해서 참여했죠. 그러다 제대 하고 나서 전공이 재미없어져 혼란의 시기를 겪었어요. ‘뭔가 일을 한다면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다’ 하다가 이 길로 들어섰죠.”(웃음)
2007년 8월 전역 후 매니지먼트사를 찾아다녔다. 다행히 좋은 사람을 만나 드라마 ‘공부의 신’, ‘제중원’에 출연하게 됐다. 대단한 역은 아니었지만 마냥 즐거웠다. 일도 술술 풀려 광고에도 얼굴을 내밀었다. ‘신기생뎐’ 오디션에서도 당당히 ‘손자’로 합격했다.
“연기자 선생님들이 너무 잘 해주세요. PD님도 신인들이 나오면 초반에 시청률이 잘 나올 수 없다고 하시면서 그래도 얼굴을 알리기 좋은 기회라는 믿음을 주셨어요. 작가님은 현장에 안 나오시는데 열심히 하라고 격려 전화를 직접 해주신 적도 있어요.”
녹화 현장에서는 애드리브 없이 대본의 감정을 따라 충실히 연기할 뿐이다. “감히 애드리브를 할 수 없죠. 토씨하나 다르지 않게 하려고 노력해요. 우리 대사에 복선이 많아요. ‘이래서 이 얘기를 했구나’하는데 애드리브 잘못하면 복선에 지장을 줄까 두려워 못하는 것도 있죠. 일정 경지에 오른 선생님들만 할 수 있는 것 같아요.”(웃음)
물론 “PD님은 연기자의 마음을 잘 헤아려 준다”며 “‘이렇게, 저렇게 하라’가 아니라 이런 감정일 것이라는 이야기를 하며 각자가 가진 재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도와 준다”고 고마워했다. 또 “작가님은 정말 섬세하게 대본 지문을 챙겨준다”며 “선배 연기자들께는 그럴게 없는데 헤매고 있는 우리를 위해서 수고스럽게도 지문으로 얘기해줘 편하다”고 웃었다.
그는 “잘은 모르지만 작가님이 충분히 생각을 하시고 진행하는 것 같다”며 “귀신이 누구고 어떻게 극이 이어질 지는 전혀 모른다”고 했다. 그의 바람은 자신의 분량이 늘어나지 않아도 상관 없지만 “드라마가 마지막에 탄력 받고 있으니 더 연장이 됐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이제 택시를 타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현철 기자 jeigu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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