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한 친구의 생일이 다가오고 있을 때였다. 평소 파티고어(party goer)로 소문난 그녀. 과연 어떤 생일파티를 벌일지 지인들 사이에서 벌써부터 화제였다. 그러던 중 문자메시지로 포스터 한장이 날라왔다. 다름 아닌 그녀의 생일파티 포스터였다. 그녀의 멋스러운 사진과 함께 'Happy birthday, *****!' 이라고 큼지막한 글씨가 쓰여있었다. 그 밑에는 장소와 드레스 코드가 적혀있었다. 남자는 댄디, 여자는 빅토리아 시크릿 스타일이었다. 장소는 청담동에 잘나가는 라운지바였다. 그녀가 대단해보였다. 파티 포스터에 DJ까지 불러서 생일파티를 연다니!
드레스코드를 준수(?)하여 그날 파티에 입장하자, 드디어 이 날 파티의 정체가 드러났다. 테이블에 앉은 남자들은 샴페인을 시키며 카드를 내미는 것이 아닌가? 원래 생일파티에 가면 생일을 맞은 사람이 술을 대접하는 것이다. 그러나 다들 술을 사서 마시고 있었다. 파티고어로 소문난 그녀의 생일파티는 명불허전이요, 인산인해를 이루었음은 물론이다. 그날 파티 시스템이 궁금했던 나는 그녀에게 다음날 전화해서 다짜고짜 물었다.
"그날 파티가 끝나고 우린 2차로 다른데 또 갔어! 그날 번 돈으로. "
"그날 번돈? 무슨 소리야?"
"내 손님으로 인해서 가게에 수익이 발생했으니까. 한 200만원쯤 벌었지. 생일선물에 현금만한게 없더라. 후후."
라운지 바. 일반 바같은 인테리어인데 DJ가 음악을 트는 형식의 바이다. 일반적으로 개인이나 작은 기업체에서 주최하는 파티에 장소를 빌려주거나 혹은 그냥 가게 자체적으로 칵테일이나 샴페인을 팔아서 영업을 한다.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분위기라 재작년부터 강남에선 이미 유행이었다. 클럽에서 놀듯이 춤을 춰도 아니 꼽게 보는 사람도 없다.
주말에 클럽에서 열리는 파티들이 파티플래너에 의해 기획력있게 짜여져있고 규모도 크다보니 아무래도 경쟁에서 밀려날수 밖에 없던 라운지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파티를 열기에 이른다.
바로 수단과 인맥이 좋은 파티고어들이 자체적으로 파티를 기획하고 홍보를 하며 주최를 하게 하는 것! 거기에 라운지바는 기획과 홍보를 도우며 장소 대관을 해준다. 일반적으로 이런 장소를 대관해주는데에는 적지 않은 돈이 들지만 무료로 해준다. 왜? 주최하는 사람의 인맥을 이용하여 손님을 끌어오는 것이지 때문이다.
디자이너들이 패션위크가 끝나고 쇼에 섰던 모델들을 모아 조촐하게 파티를 여는 것이 이런 문화의 시초가 되었다. 파티라고해서 거창하게만 볼 필요는 없다. 이처럼 파티플래너라 아니라도 파티를 만들 수 있다. 단, 이런 라운지바들이 대관료를 받지 않고 무료로 해줄때에는 그럴만한 인맥과 기획력은 충족이 되어야 한다.
파티는 이처럼 점점 다양해진다. 각자 활동하는 분야와 만나는 사람들이 다르다는 것도 파티가 다양화되는데에 큰 역할을 했다. 대한민국 VVIP 파티 문화를 선도해나가는데 떠오르는 장소는 다름아닌 문바. 멤버쉽 호텔 클럽인 반얀트리에 위치해있다. 반얀트리만 하더라도 회원권이 억대에 달하는 국내 최고급 소셜 클럽이다. 이 곳에 위치한 문바에서는 다른 곳에서는 경험할 수없는 VVIP들만의 파티가 자주 벌어진다. 최근 반얀트리에서 비회원도 입장가능한 파티가 벌어지고, 명불허전이며 역시 굉장했다는 소문이 돌자, VVIP 파티고어들 사이에서 문바에서는 뭐가 나오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이 증폭되는 것이 사실이다.
파티문화는 점점 거대해지고 다양해지고 있다. 강남역 힙합 파티부터 초VVIP 파티까지. 파티를 고르던 파티고어들은 이제 파티를 직접 만들고 있다. 서당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 다더니말이다. 게다가 파티의 장소는 더이상 클럽만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도 주목해야 할 점이다. 몇 년전부터 메종드발리, 클럽보드같은 휴양리조트에서 시행되어온 풀파티며, 반얀트리 풀파티, 압구정 삐에로 스트라이크 볼링펍, 라운지 등 다양한 장소에서 어떤 다양한 콘셉트와 컨텐츠가 나올지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