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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K는 지난 3일 방송된 '나는 가수다' 3라운드 2차 경연에서 이정석의 '사랑하기에'를 특유의 창법으로 열창했으나 청중평가단으로부터 최소 선호표를 얻는데 그쳤다.
BMK는 1, 2차 경연 합산 결과 최종 7위의 성적을 얻으며 이날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1차 경연에서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로 1위를 했던 BMK였기에 그녀의 탈락은 동료 가수들은 물론 네티즌들에게도 의아하게 받아들여졌다.
BMK의 탈락은 충격으로 다가왔지만 사실 그녀의 탈락은 그리 이상할 일도 아니다. 7인 전원 노래 잘 하는 가수들로만 채워진 가운데서 '서바이벌'이라는 장치가 있는 한, 탈락은 가수들에게 피할 수 없는 운명이 된다.
3라운드 가장 유력한 탈락 후보는 1차 경연에서 공동 6위를 기록한 김범수와 조관우였다. 하지만 당시 1위와 6위 사이 지지도 차이는 6%에 불과했다. 충분히 '반전'이 일어날 법한 스코어였던 것.
더욱이 3라운드 경연 총 합산 6위와 BMK와의 표 차이는 불과 3표였다. 가수 경력에서 오는 실력 차이는 존재하지만 그만큼 '나는 가수다'를 채우고 있는 가수들이 모두 각자의 매력으로 청중평가단을 매료시키고 있다는 방증이다.
돌이켜보면 2라운드 1차 경연 당시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로 1위를 차지했던 박정현은 2차 경연에서 '소나기'를 어쿠스틱하게 편곡해 불렀다가 7위로 추락, 가까스로 탈락을 면하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또 '님과 함께'로 뜨거운 반응 속 1위를 얻었던 김범수도 '여름 안에서'로 공동 6위로 추락했고, '한국의 파리넬리' 조관우 역시 '나는 가수다' 신고식을 '꼴찌'로 했다. YB 역시 '새벽 기차'로 7위라는 아찔한 경험을 했다.
자진하차를 택한 김건모, 백지영, 임재범, JK김동욱은 열외로 보더라도 앞서 7위의 성적으로 탈락한 정엽은, 김연우는, 이소라는 어디 노래 못 해서 탈락했는가. '나는 가수다' 탈락으로 그들의 가창력과 음악성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BMK 역시 7위를 두 번이나 했음에도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로 1위를 거머쥐는 등 부활의 아이콘으로 등극하며 적어도 '나는 가수다' 내에서는 오뚝이 인생을 보여줬다.
비록 '사랑하기에'가 '나는 가수다'에서의 마지막 무대가 됐지만 그녀는 "나가수' 출연은 내 생애 가장 큰 환희였다. 역전 드라마도 두번이나 썼고, 결혼 선물로 1등도 했다"며 탈락을 담담하게 받아들였다.
탈락의 아쉬움은 잠깐이다. 피를 말리는, 혹자의 표현을 빌리자면 "수명을 단축시키는" 경연 일정과 무대가 주는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후유증을 극복하는 데는 어쩌면 조금 더 긴 시간이 필요할 지 모른다.
다행인 것은 '나는 가수다'를 통해 얻는 것 또한 적지 않다는 점이다. 비디오형 가수가 TV를 채워간 사이 멀어졌던 대중과 소통하고 교감하며 힘을 얻을 수 있는 것. 그리고 음악에 대한, 무대에 대한 초심을 떠올리고 제2의 음악 인생을 개척할 수 있다는 것.
어쩌면 그것만으로도 가수들에게 '나는 가수다'는 당위성이 있는 무대인 지 모른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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