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가수’, 그의 실력을 봤는가?
돈스파이크라는 이름은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에 출연 중인 김범수의 경연곡을전담해 편곡하며 세상에 알려졌다. 김범수의 보컬은 정석에 가까울 만큼 단단하고 완벽하지만 이소라, 윤도현, 박정현 등 다른 출연자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뚜렷한 개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만큼 편곡의 중요성이 강조될 수 밖에 없는 상황.
다른 출연 가수들이 매번 경연 마다 편곡자를 바꾸는 것과 달리 김범수는 돈스파이크를 전담 편곡자로 선정했다. ‘제발’을 비롯해 ‘늪’ ‘그대의 향기’ ‘네버엔딩스토리’ ‘여름안에서’와 센세이션을 불러일으켰던 ‘님과함께’ 모두 돈스파이크의 손을 거쳐 무대에 올려졌다.
‘헬로우’의 성공은 ‘나가수’의 결과물들을 통해 대중들이 돈스파이크라는 뮤지션의 실력을 충분이 인정한 결과로 봐도 무방하다.
돈스파이크는 연세대 작곡과에서 클래식을 전공하고 1996년 포지션의 건반세션으로 가요계에서 입문해 지금까지 210여곡의 편곡, 160여곡의 피아노 건반 세션, 280여곡의 코러스 세션에 참여했다.
● 나얼이 옷까지 벗으리라고는‥
가창에 참여한 나얼의 역할도 지대하다. 브라운아이드소울 공연 외에는 공식적인 활동이 전무할 만큼 대표적인 신비주의 가수 나얼은 이번 돈스파이크의 솔로 프로젝트에서 가창과 가사를 직접 쓸 만큼 열의를 보였다.
가창 참여 만으로도 충분히 화제를 모을 만 한데 나얼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았다. 티저영상에 상의를 탈의한 채 출연, 팬들을 경악케 한 것. 나얼의 이 같은 헌신(?)은 ‘헬로우’라는 곡에 대한 확신과 돈스파이크라는 뮤지션에 대한 신뢰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특히 동일한 멜로디가 반복, 변주되며 감정을 고조시키는, 지극히 섬세한 감성의 곡 ‘헬로우’를 나얼 특유의 담백하면서도 가볍지 않은 보이스 컬러로 표현, 곡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다.
김범수와 나얼 두 사람 뿐 아니라 브라운아이드소울, 김조한, 휘성, 박효신, 리쌍, 신승훈, 이수영, 양파 등 소위 ‘돈스파이크 라인’은 그의 ‘미친 존재감’을 가장 극적으로 증명하는 대목이다.
● 장연주와 7년 열애‥닭살 뮤지션 커플
얼핏 갱스터 래퍼를 연상케하는 살벌(?)한 외모와는 달리 돈스파이크는 별명이 ‘중3소녀’일 만큼 섬세한 감수성의 소유자다. 연인 장연주와 7년간 변함없이 사랑을 이어오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캐릭터에서 기인한다.
돈스파이크는 “장연주씨가 남자 역할, 나는 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둘 사이의 관계를 정리하며 “장연주씨는 너무 특이 한 분이다. 내가 지금까지 만난 남자 중 가장 잘생겼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나 역시 장연주씨가 이상형에 가깝고 첫 사랑이라고 생각한다”고 공개적으로 애정을 과시하고 있다.
7월 1일, 2일 양일간 대학로 굿시어터에서 열리는 장연주의 단독콘서트에도 한결같은 충성을 보이고 있다. 트위터를 통한 콘서트 홍보는 물론 공연 전체의 구성, 연출, 연주에도 직접 참여하고 있는 것. 두 사람은 프로젝트 그룹 러브마켓으로도 활동 중이다. 러브마켓은 국내 보다 일본에서 먼저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 같은 두 사람의 동행은 돈스파이크 개인의 호감도를 적극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 전혀 다른 스타일이 필요했다
돈스파이크의 솔로 프로젝트 ‘헬로우’는 소위 가요의 히트 공식을 빗겨나간 작품이다. 4소절 가량의 모티브가 4분 동안 반복되는 구성을 가지고 있는 ‘헬로우’는 메인 모티브를 피아노 솔로 연주로 시작해 점층적으로 현악기를 쌓아가다, 후반부 웅장한 오케스트라로 진행된다.
후크(Hook)를 전면에 내세우는 최근 몇년간의 트렌드나, 기존 발라드 처럼 귀에 쏙 들어오는 애절한 멜로디의 후렴을 강조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 같은 스타일은 대중들에게 새로운 음악적 취향을 제시해주고 있음이 분명하다. 하나의 테마가 반복되며 섬세하게 변주되는 스타일은 ‘보는 음악’에 길들여진 대중들에게 신선한 자극이 됐다.
실제로 돈스파이크의 솔로 프로젝트 작업은 가창이 없는 연주 앨범을 구상했던 것으로 8일 발매될 인스트루멘탈 버전이 ‘진짜’에 더 가깝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이현우 기자 nobodyi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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