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중에서 그가 열연한 한물간 비호감 연예인 구애정은 톱스타 독고진(차승원 분)에게 무한 애정을 받으며 드라마 사상 최고의 사랑을 이뤄냈다. 덕분에 공효진은 지난해 ’파스타’에 이어 ’최고의 사랑’을 통해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로코 퀸(로맨틱코미디 여왕)’으로 떠올랐다.
28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한 카페에서 그녀를 만났다. 하늘하늘한 원피스를 입은 공효진에게선 드라마 속에서 보여준 모델 포스가 ’발광’했고, 구애정 특유의 발그레한 미소 또한 여전했다. 1999년 데뷔 후 수많은 여성들의 ’워너비’ 스타로 손꼽혀 온 공효진은 "이번 드라마로 남자팬이 많이 늘었다"며 배시시 웃는다.
지난 두 달간 수없이 많은 시청자들을 러브 바이러스에 퐁당 빠뜨려놨음에도 그는 ’최고의 사랑’과 함께한 지난 3개월이 "인생 최대 고비"였다고 털어놨다.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열악한 드라마 제작 환경은 배우는 물론 스태프에게도 고역이었다. 드라마를 끝낸 뒤에야 링거 투혼을 고백한 공효진은 "촬영장으로 향하는 밴을 타고선 지옥행 열차를 또 탔다고 생각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무엇보다 구애정 마음과 숨 가쁘게 그녀를 흔들어놓는 독고진도 잘 이해가 되지 않았단다.
"워낙 전개가 빠르고 단순치 않은 캐릭터다 보니 이해가 안 가는 부분도 있었지만, 구애정이 민폐녀로 전락하지 않게 하기 위해 고민도 많이 했죠."
마지막 촬영을 끝낸 뒤 만세를 외쳤다는 공효진은 "인기도 가장 많이 얻었지만 내면의 충돌도 심했다"고 고백했다. 전작들에 비해 시청률이 저조해서 초반엔 울적하기도 했지만 "공블리와 같은 별명이 있는 배우가 얼마나 될까 생각하니 좋더라"며 미소지었다.
공효진의 인기 뒤에는 온몸으로 그녀를 사랑해 준 독고진, 차승원이 있었다.
독고진 역을 맡은 차승원은 이미 두 아이 아버지. 만약 그가 싱글이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공효진이 웃으며 말했다. "촬영할 땐 사실 윤필주(윤계상)가 더 떨렸어요. 어렸을 때부터 윤계상 오빠 팬이었거든요. 쌍꺼풀 없는 남자가 이상형이라 계상 오빠랑 꼭 연기를 해보고 싶었는데, 제대로 된 포옹 한번 못 해보고 끝났네요.(웃음)"
공효진에게 ’최고의 사랑’은 어떤 의미일까? 몇 초간 망설임 뒤
"’최고의 사랑’은 제게 배우로서 성인식이었던 것 같아요. 그저 연기하는 재미밖에 모르고 살아왔던 제게 너무 많은 것을 깨닫고 느끼게 해 준 작품이죠. 성장하는 계기가 됐고, 이제 좀 어른이 된 것 같아요."
[스타투데이 = 박세연 기자 / 사진 = 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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