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MBC ‘개그야-주연아’ 코너로 인기몰이를 한 개그맨 정성호가 ‘임재범 도플갱어’ ‘정재범’으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이달 초 첫 선을 보인 MBC ‘웃고 또 웃고’ 새 코너 ‘나도 가수다’는 당초 프로그램 개편을 기념한 오프닝 성격으로 꾸며질 예정이었으나 1회 방송 후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레귤러 코너로 자리매김 했다.
최근 MBC 드림센터에서 ‘웃고 또 웃고’ 녹화 전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 만난 정성호는 ‘나도 가수다’ 코너를 통해 다시 한 번 ‘비상’하게 된 공훈을 임재범에게 돌렸다.
정성호는 “평소 임재범씨를 너무 좋아해 모창을 해 부르곤 했다. 제작진은 내 목소리가 임재범씨와 비슷하다는 걸 알고 있었는데, 얼굴도 언뜻 비슷해 수염을 붙이고 하게 됐는데 이후 ‘도플갱어’라는 단어가 나오기 시작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정성호는 “시청자들은 재미있게 보시지만, 임재범씨를 희화화 시키는 것이다 보니, 솔직히 두려웠다. 워낙 포스가 강하시지 않은가. 하지만 의외로 재미있다는 반응을 보이셨다”며 “(지)상렬 형을 통해 임재범씨와 전화통화를 했고, 언제 막걸리 한 잔 구수하게 하자고 하셨다”고 웃으며 말했다.
정성호는 “한 번은 내가 지나가는데 옥주현씨가 나를 뚫어져라 쳐다보더라. 임재범씨가 아닌 걸 알고 피식 웃으며 인사를 하시더라”는 에피소드를 전하며 “임재범씨 분장을 하고 나면 사람들이 많이 쳐다보는데, 분장을 지우면 아무도 못 알아본다”고 고충 아닌 고충(?)을 털어놨다.
“임재범 덕분에 죽어있던 싸이월드 미니홈피가 다시 살아났다”는 정성호는 “‘정재범’이라는 새로운 이름이 나왔다는 게 너무 뿌듯하다”고 연신 임재범에게 고마움을 드러내면서도 “그동안 노출되지 않았던 부분까지, 임재범의 모든 것을 빨아보도록 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임재범은 1962년생, 정성호는 1974년생. 각각 ‘띠동갑’ 범띠다. 정성호는 “우연히 프로필을 봤는데 임재범씨와 내가 띠동갑이더라”며 “예전에 ‘주연아’ 때 주연이(김주연)도 86년생 범띠였는데 ‘이야, 범띠와 뭔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고 웃으며 말했다.
“지금까지는 존재 자체가 잊혀 졌었다. 어디 나왔었는지도 잘 모르시고, 하지만 이렇게 다시 부각될 수 있는 기회가 왔다는 게 너무 행복하다. 와이프가 내가 웃기는 모습을 보질 못했었는데, 요즘은 주위에서 내 얘기를 많이 하니까 많이 좋아한다. 이달 초 아이 돌이었는데, 돌 선물을 해 준 것 같아 뿌듯하다.”
정성호의 활약으로 ‘웃고 또 웃고’ 팀도 활기를 찾았다. “요즘 후배들이 노래 연습을 많이 한다. 화제의 코너가 있다는 것 자체가 큰 힘이 된다 생각한다. 과거 ‘개그야’ 역시 ‘사모님’ 코너가 인기를 얻으며 다른 코너들도 시선을 받은 것이다.”
MBC 개그 프로그램의 ‘제2의 전성기’에 대한 기대감도 숨김 없이 드러냈다. “코미디 환경은 여전히 열악하지만, 이젠 때가 올 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 MBC에서도 새로운 신인이 많이 나오고, 떴으면 좋겠다. 그리고 나 역시 다른 활동보다도 코미디 프로그램을 더 열심히 하고 싶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사진=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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