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의 사랑’에서 ‘미남이시네요’가 보인다?
연일 화제를 낳으며 순항했던 MBC 드라마 ‘최고의 사랑’이 종영했다.
‘최고의 사랑’은 “띵똥” “극뽁” 등의 유행어를 낳은 것은 물론, 23일 방송된 최종회가 자체최고 시청률 21.0(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전국 기준)를 기록해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2개월 간 시청자를 웃고 울렸던 독고진, 구애정, 윤필주. 띵똥이의 뒤에는 톡톡 튀는 대본의 홍자매가 버티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최고의 사랑’은 홍자매가 지난 2009년 집필해 많은 사랑을 받은 SBS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와 많은 부분이 닮아있다.
연예계의 뒷 이야기를 다룬 홍자매의 또 다른 작품 ‘미남이시네요’와 ‘최고의 사랑’을 비교, 분석해봤다.
▲ 가장 빛나는 별 VS 행운을 주는 네잎 클로버
‘미남이시네요’의 황태경(장근석 분)은 심한 야맹증으로 인해 밤하늘에 떠 있는 별을 보지 못한다. 그런 태경에게 고미녀(박신혜 분)는 우리가 쉽게 찾을 수 있는 별을 모아 태경에게 건넨다. 건넨 후 미녀는 마음속으로 되뇐다. “세상에서 제일 빛나는 별은 형님(태경)이십니다”라고.
‘최고의 사랑’에서 구애정(공효진 분)은 국보소녀의 비주얼 담당으로 가장 많은 인기를 누렸던 멤버였지만 여러 가지 오해들로 국민 비호감으로 타락한다. 하루하루 살아내기가 벅찬 현실 속에서도 구애정은 행운을 말하는 네잎클로버를 꿋꿋이 그린다. 국보소녀의 데뷔 10주년이 되는 날조차도 지방 행사를 전전하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도 자신의 차 유리에 입김을 불어넣어 네잎 클로버를 그린다.
태경에게 있어 별은 보고 싶지만 보지 못하는 존재, 애정에게 있어 네잎 클로버는 힘든 현실 속에서도 꿋꿋이 현실을 살아낼 수 있도록 희망을 주는 존재다.
▲ 민폐를 말하는 황태경 VS 수치를 말하는 독고진
대외적으로 완벽한 톱스타지만 여주인공 앞에서는 번번이 굴욕을 당하고, 뭔가 비어보이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황태경과 독고진.
처음 고미녀를 만난 순간부터 “넌 민폐야”라고 독설을 퍼붓는 황태경과 자신이 ‘국민 비호감’ 구애정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깨닫고 “내가 널 좋아하는 게 수치스러워”라고 말하는 독고진은 너무나 많이 닮아있다. 자신이 내뱉은 말을 수습하지 못하고 고미녀과 구애정 앞에서 약해지는 황태경과 독고진은 누군가를 위해 양보하고 희생하는 방법을 모르는 연애초짜들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황태경은 자신의 마음을 인정하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독고진은 자신의 그 ‘수치스러운’ 감정을 굉장히 빨리 깨달았다는 것.
▲ 수건남 강신우 VS 귀마개남 윤필주
자신과 꼭 닮은 쌍둥이 오빠를 위해 잠시나마 남자가 돼야했던 고미녀는 A.N GELL 멤버들, 댄스팀과 안무연습을 마친 후 함께 남자탈의실로 향한다. 자신이 여자인 것을 들킬까 전전긍긍하던 고미녀는 자신 앞에서 아무렇지 않게 옷을 벗는 남자들을 바라볼 수 없어 곤욕을 치른다. 이때 미녀가 남자라는 사실을 눈치 챈 강신우(정용화 분)는 흰 수건으로 미녀의 얼굴을 가리며 “네가 있으면 내가 씻을 수 없잖아”라는 다소 오글(?)거리는 대사를 내뱉으며 미녀를 구해준다.
‘미남이시네요’에 수건남이 있다면 ‘최고의 사랑’에는 손귀마개남이 있다. 완벽남 윤필주(윤계상 분)는 간호사들이 구애정을 험담하자 구애정이 그 말을 듣고 상처받을 것을 염려해 손으로 구애정의 귀를 가려준다. 이날 방송에서 윤필주는 괜찮다고 말하는 구애정의 팔목을 잡아 “여기를 눌러주면 마음이 진정돼요”라는 말을 하며 이른바 진정혈을 눌러주는 서비스까지 잊지 않아 여성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윤계상은 최근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진행된 매일경제 스타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손귀마개와 진정혈에 왜 열광하는지 잘 모르겠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너는 보지마”라고 말하는 수건남 강신우와 “당신은 듣지 마세요”라고 말하는 윤필주는 끝내 여주인공들의 사랑을 받지 못하는 비운의 사나이들이었지만 여성팬들의 마음은 확실히 앗아갔다.
▲ 공갈요정 유헤이 VS ‘쓰레기’ 같은 성격의 강세리
대외적으로는 국민요정이지만 태경의 표현을 그대로 빌리자면 ‘공갈요정’인 유헤이(유이 분)과 대표적 호감 연예인이지만 독고진에 따르면 ‘쓰레기’같은 성격의 강세리. 두 사람은 모두 서로 다른 이유로 태경, 독고진과 가짜 연애를 한다. 그 가운데 유헤이는 황태경을 좋아했지만 강세리는 ‘구애정바라기’ 윤필주를 좋아하므로 이들의 애정라인은 다소 차이가 있었다. 하지만 결국 유헤이와 강세리는 주인공 두 사람의 사랑을 응원했으니 이들의 ‘공갈’과 ‘쓰레기’같은 성격은 이만 용서해주는 게 어떨까?
이렇게 또 우리를 울고 웃겼던 드라마 한 편이 끝났다. 앞으로 수, 목요일에 뭘 해야할까? “띵똥아~ 보고싶어!”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류창희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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