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는 일곱 명의 가수들이 적당한(혹은 과도한) 긴장감 속에서 자신의 기량을 마음껏 뽐내는 경연장이다.
지난 3월 '개국공신' 김건모 이소라 윤도현 박정현 백지영 김범수 정엽으로 출발했던 '나는 가수다'는 김건모의 자진하차 및 정엽의 탈락 이후 임재범 JK김동욱이 각각의 이유로 자진하차했으며, 김연우 이소라가 최하위 점수를 얻고 탈락, 프로그램을 떠났다.
6월 넷째주 현재 '나는 가수다'는 윤도현 박정현 김범수 BMK 옥주현에 새 가수 장혜진 조관우가 투입돼 3라운드 경연을 펼쳐가고 있다. 관록의 가수들이 새롭게 선보이는 주옥같은 명곡선으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각 경연에서 공개되는 가수들의 무대는 네티즌들로부터 다양한 평가를 받고 있다.
온갖 논란에 시달려 온 '나는 가수다'지만, 그 중에서도 '나는 성대다'라는 비판은 사라질 줄 모른다. 개개인이 느끼는 무대에의 온도차는 있을 수 있겠지만, 폭발력 있는 가창력으로 좌중을 압도해야만 높은 평가를 받는 천편일률적인 '현실'에 대해서는 여전히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19일 방송분에서 옥주현은 초등학교 때부터 즐겨 불렀던 신성우의 '서시'를 선곡, 록 버전의 원곡에 발라드 느낌이 가미된 퍼포먼스적인 곡으로 변모시켰다. 이날 옥주현의 가창은 탁월했다. 맑으면서도 깊이 있는 음색과 후반부 들어 폭발적인 고음 처리는 거침이 없었다. 말 그대로 '뛰어난 가창력'이었다.
하지만 가창력이 더해진 꼭 그만큼 감동은 반감됐다. 무엇보다 옥주현은 '서시' 원곡이 지닌 아우라를 떨쳐내려는 기색이 역력했다. 그 시도는 물론 변화를 위한 옥주현 본인의 노력이었겠지만 결과적으로 다수의 시청자 및 네티즌들에게 원곡이 주는 감동을 전달하는 데는 실패했다.
그동안 옥주현이 선보였던 이승환의 '천일동안', 김건모의 '사랑이 떠나가네' 모두 뮤지컬 무대를 방불케 하는 폭발적인 가창과 화려한 퍼포먼스로 청중평가단뿐 아니라 시청자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날 역시 옥주현은 4위를 기록했지만, 음악에 앞서 자신을 보여주는 무대로 1차 경연을 마감했다.
반면 김범수는 듀스의 '여름 안에서'를 선보였다. 화려한 변신과 풍부한 성량을 주 무기로 갖고 있는 발라드 왕자 김범수가 댄스곡을 선택하자 어떤 무대를 펼칠 지 기대를 모은 가운데, 그는 아카펠라 형식의 어쿠스틱 버전을 연출, 곡의 분위기를 확 바꿨다.
앞서 김범수는 지난 경연에서 남진의 '님과 함께'로 파격적인 무대를 선보이며 당당하게 1위에 올랐다. 김범수의 '님과 함께'는 원곡 가수 남진도 칭찬할 정도의 성공적인 변신이었다. '님과 함께'에 이어진 이날 무대는 '여름 안에서'의 재탄생이었으며, '나는 성대다'라는 프로그램을 향한 비판적 시각에 허를 찌르는 선택이었다.
결과는? 조관우와 함께 공동 6위, 꼴찌였다. 보컬리스트 김범수의 장기를 살리기보다 색다른 곡 해석을 선택한 시도는 높은 평가를 받았지만, 결과는 참담했다. 결과 발표 전 김범수가 가수들과 나눈 이야기 중 "칭찬 받으면 점수가 나쁘게 나오더라"는 말이 '씨'가 된 것이었을까.
하지만 아쉬운 점은 정엽, 김연우, 이소라 등 기존 탈락자들의 수순이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음악이, 곡 자체가 주는 감동을 배가시키는 방향이었다는 점이다.
나, 가수, 음악, 노래. 선택은 가수 '본인'의 몫이고, 평가는 시청자 아닌 '청중평가단'의 몫이다. 과연 김범수는, 그리고 옥주현은 오는 27일 열리는 2차 경연에서 어떤 무기로 평가단 앞에 나설 지 관심이 모인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박세연 기자 psyon@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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